얘기함 이야기 공간

나와 같은 경험을 한 사람들과 이야기 해요!

부모를 잃은 자녀를 위한 공간
지금
삶이 지치고 힘이 들어 모르겠다는 생각이 자주 들곤 해
엄마가 교통사고로 죽은 동생을 따라 자살했다는 이야길 어른이 되고서야 알았어.

사실 너무도 어린 나이에 헤어져 사실 엄마라는 사람이 기억도 안 나
그래서 차라리 좋은 기억이라도 떠올라 진다면 더 좋았겠다 싶어.

엄마가 빼곡히 쓴 일기, 유서, 그리고 나와 같이 찍은 사진들을 고이 간직하고선 종종 꺼내보곤 하는데
나와 같이 찍었던 사진 조차도 너무나 어린 시절이라 기억이 안 나 사실 실감은 안 나는데, 외로움이 많이 느껴지네.

그래서 가끔은 궁금하기도 해, 엄마의 목소리도 궁금하고, 지금쯤 살아있었다면 어떤 말을 내게 먼저 할 지
그리고 문득 아쉽기도 해 좋은 볼거리, 맛있는 음식들을 함께 나눌 수 없다는 사실에...

한동안 나는 방황을 많이 했어. 그러다 사실 최근에도 몇 번 자살을 결심하기도 했었는데
나는 엄마의 선택만큼 그렇게 대담하지도 못하고, 참 희한하게도 약을 한 웅큼 털어먹었는데도 다음날 곱게 일어나더라고.
(뭐 그러한 사실에 정신건강의학과 의사선생님이고, 상담 선생님께 많이 혼났지만 말야.)

아직까지는 삶에 내 스스로에게 질문을 종종 던지곤 해
(수많은 자기계발서에서 삶에 주제를 찾으려 하지 말라고 하는데 말야.)
'나는 잘 살아왔는가?', '나는 앞으로 잘 살 수 있는가?'
아직 잘 모르겠어. 혼자 남아 잘 살아왔는지, 앞으로 잘 살 수 있는지 말야.

근데 좀 신기한 요즘이었어. 그렇게 자살 결심을 하고, 시도도 했던 그 순간
달콤한 꿈을 꾸며 누군가와 대화를 주고 받거나, 내 삶에 엄마가 드라마에서처럼 타임슬립을 했던가?
하루하루가 참 신기하고 감사한 일들이 참 많았다?

엄마가 말하고 싶었던 이야기였던걸까?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문득 신사임당의 '수박과 들쥐'라는 작품을 가르치면서 작품에 담긴 패랭이꽃의 의미가 '청춘'이며 '오래오래 살라'는 뜻이라나 뭐라나? 그런 내용을 학생들에게 가르치는 순간을 맞이하기도

학생들이 동요를 불러주는데 동요 가사가 참 내가 엄마에게 하고 싶은 말처럼
'잘 하고 싶은데 잘 하지 못하는 내 자신'으로 뭐 공감 가면서 울게 되더라.

혹은 달콤한 꿈에선 누군가와 대화를 나눴는데 엄마가 내게 한 잔소리인가 싶을 정도로
사소한 일에도 감사할 줄 알고, 운동 좀 하고, 영어 공부 좀 하라는 뭐 그런 주거니 받거니 하는 대화에서
나쁜 소린 없더라고...(우울증이 심해서 관계망상인가 싶긴 해...ㅎ)

그래도 하루하루 다시 우울증 약도 잘 먹고, 의사선생님 말씀처럼 다시 집 앞 공원을 걸으며,
그리고 열심히 출근하고... 상담 선생님과 상담도 잘 받고... 뭐 그러고 있어.

아참, 원망은 한 적 없다고 생각했는데 (충분히 그 상황을 이해하려 했기에)
문득 홀로 남겨진 나는 어쩌라는 생각이 들어 가끔씩 원망하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되더라고.

사실 힘들었던 순간 꿨던 그 달콤한 꿈이 너무나 그리워.

만나면 무슨 말을 해야할 지도 모르겠지만,
삶이 지치고 힘이 들 때 '모르겠다.'는 말이 입버릇처럼 나오는 요즘...

그때 꿨던 꿈에서 주고 받은 말처럼 다시 열심히 살아가려 노력중인데
그 때 꿨던 꿈이 재방송이라도 했으면
그래서 내 머리 속에 엄마라는 대상에 아쉬운 대상이 아닌 좋은 기억으로 남기고 싶은 생각이 계속 드네.
그만큼 그립다는 거겠지?

일단 하루하루를 열심히는 모르겠다만, 그래도 버텨볼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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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첫째 딸
잘 쉬고 있어?
나는 여전히 아빠를 추억해. 내 동생도 그래 우리는 아빠에 대한 이야기를 자주 나누고 힘들어해. 아빠가 무책임하다는 욕을 하면서도 동시에 얼마나 힘들었을까 생각하게 된다? 살아있을땐 너무 밉고 무서운 사람이었는데 첫째딸이란 이유로 유골함을 들고 산을 올라갔던 그 시간을 생각하면 이 작고 가벼운게 우리 아빠구나 생각하게 돼. 자살이라서 부끄러웠는지 아빠의 장례도 치르지 못하고 보낼 준비도 보내는 과정도 없이 그냥 아빠를 덜컥 땅에 묻어주고 나니 밀려오는 서러움과 죽고 싶은 마음이 감당이 잘 안 된다.

아빠는 뭐가 그렇게 괴로웠어? 먼저 연락 끊어서 미안해 아빠의 아픔이 되어서 미안해. 아빠 대신 내가 죽었어야 한다는 생각을 종종... 사실 자주 하곤 해 오늘도 무기력함에 못 이겨 누워서 시간을 보냈어. 밖에 나가지 않았어. 날씨는 참 좋다. 아빠는 뭐가 그리 급해서 아빠 생일을 얼마 안 남겨두고 죽은건지. 유서에 나와 동생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잔뜩 쓰고 간건지...

그 곳에서는 편안하면 좋겠어. 그리고 편안하다면 나도 따라가고 싶어. 아빠의 마음은 아프겠지만 나는 이제 견뎌야 할 이유를 잘 모르겠다고 생각해.

사랑해 아빠 나도 동생도 아빠를 사랑하고 추억해. 아빠는 우리 안에 여전히 살아있어. 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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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관리자(유족지원팀) 20240419132109
    안녕하십니까?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 동료지원활동가 행복소울지기입니다.

    항상 먼저떠난 가족을 생각하면 양가감정이 공존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모양입니다.
    왜 자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를 책임져야하는 의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곁을 떠났을까? 왜 그런 무책임한 행동을 했을까? 라는 감정과 오죽했으면 우리 곁을 떠날 수 밖에 없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으로 분노를 했다가,
    이해를 했다가, 또 용서를 했다가, 그리워했다가, 주체할 수 없는 눈물을 흘리면서 현실을 부정하다가,
    또 현실에 나를 맡기기도 하는 것이 떠나보내고 기간이 얼마되지 않았을 때 저희가 느끼는 감정이었던 것 같습니다.

    큰 딸은 살림 밑천이라 하였습니다. 그만큼 삶의 무게도 다른 형제들보다 더 클 것이라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아빠에 대한 감정 또한 좋은 감정보다 미운 감정이 더 첫째 딸님의 억누르고 있을 것일 수도 있습니다.

    생전에 아빠는 삶에 재미를 느끼지 못했던 분이었나요?
    본인의 삶에 최선을 다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세상이 아빠편이 되어주지 않았던 분이셨나요?
    우리는 미운 감정보다 아빠의 선택이 세상이 아빠를 저버릴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한번 해 보셨으면 합니다.
    그리고 그런 세상에 맞딱드린 나의 삶도 한번 되돌아보시고, 다시는 아빠처럼 그런 삶을 살지않도록 다짐도 해 봅시다.

    흔히들 세상살이는 만만하지 않다고 합니다. 맞습니다. 나를 사랑하는 만큼 세상의 모든 신들은 나를 도와주는 것 같습디다.
    그러니 아빠에게 나는 잘 살고 있으니 항상 지켜봐 주시기를 바라고, 큰딸님은 아빠의 그리움을 항상 간직한 채 살아가는
    [전체 내용은 글쓴이에게만 보입니다.]
착한아들
엄마 편하게 쉬어요
엄마 음... 앞으로 걸어나가야 하는데 몇일동안 집중이 안되서 이렇게 나마 얘기를 전해
엄마가 떠난 작년 10월부터 지금까지 세고싶지 않은 날들이 계속 흘러가는 것 같아
속으로는 괜찮다 괜찮다 하지만 나는 아직 엄마가 없는 집이 너무 싫고 엄마를 이해하지 못한 가족이 아직 싫다. 엄마가 없는 세상은 마치 아무 일도 없단 듯이 흘러가는게 내 머리로는 이해가 안돼
매일 일어나면 더럽혀져 있는 집과 집안일은 왜 끝이 없는지 엄마가 많이 희생했지 않았을까 싶네
아직도 엄마관련 물품 옷 하나도 정리안했다 ㅎ 이사간다고 하니깐 .. 나도 신경안쓰고 싶다
어제는 나도 뛰어내리는 꿈을 꿨는데 잔디밭에 떨어져서 의식이 살아있는 내 모습이 보였다? 그래도 이땅에서 살아가라는 엄마의 남은 소망인가 싶었어 .. 26살인 내가 앞으로 살아갈 많은 날들이 기대가 되긴 보단 내안에 우울함을 어떻게 해결해야하나 싶네.. 그래도 이렇게 나마 키보드를 두드리며 누구한테 말 못할 말을 하니 조금은 정리되는거 같아.
엄마 올해는 어디든 취업해서 조금이라도 잘 살아가는 모습 보여주고 싶어, 엄마랑 같이 여행도 못가보고
엄마 좋아하는 꽃도 같이 못보러 가지만 엄마 편하게 쉬고 있어요 내가 취업해서 엄마 많이 보러갈게 지겹도록 보러 갈테니깐 꿈에 그만 나오시고 아들 많이 응원해줘 고맙고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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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관리자(유족지원팀) 20240416174625
    안녕하세요.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 동료지원활동가입니다.

    요즘 이 곳 저 곳에서 기침소리를 자주 듣게 됩니다. 아침저녁 일교차가 매우 커서 감기환자가 많은 것 같습니다. 착한아들님의 건강은 어떠하신지 건강은 잘 챙기고 계신지 염려가 됩니다. 착한아들님께서 온라인 이야기 공간인 애기함에 남겨주신 글을 잘 읽어 보았습니다. 어머니와의 이별로 많이 힘드신 중에도 얘기함 공간에 글을 남겨주신 용기에 감사를 드립니다.

    착한아들님이 남겨주신 것처럼 세고 싶지 않은 날들은 계속 계속 흘러갑니다. 참으로 세월은 유수와 같아서 올해도 어느 새 2024년 4월의 중반을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우리의 시간은 그 때의 그 시간에 멈춰 있는데 세상의 시간은 자꾸만 흘러 흘러 지나가고 있습니다.
    시계 바늘을 되돌릴 수만 있다면 그 때의 그 시간 이전으로 되돌릴 수만 있다면... 모든 유족들의 공통된 마음일 것입니다.

    엄마와 이별한지 6개월이 지났고 엄마 관련 물품 정리를 안했다 하셨는데...
    전 배우자와 사별 후 배우자의 흔적을 지우려 옷을 정리하고 가방을 정리하고 배우자가 생각이 날 만한 물건들을 정리했었습니다. 워낙 손재주가 많아서 집안 곳곳이 모두 배우자의 흔적으로 덮여 있었습니다. 관절이 안 좋은 날 위해 식기 세척기를 얻어서 설치해준 것도 정리하고 추위를 잘 타는 날 위해 붙여 놓은 뾱뾱이도 떼어내었습니다.

    현장의 목격자가 되었기 때문에 배우자의 흔적을 지우면 내 머릿속의 나쁜 기억이 지워질 것 같았습니다. 특히나 최근의 사진들을 지우기에 바빴습니다.
    무엇이 되었든 나의 기억속에서 지우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지금
    [전체 내용은 글쓴이에게만 보입니다.]
엄마딸
엄마에게
엄마 나야 둘째딸

거기서는 잘 지내고 있어?

엄마가 우리 곁을 떠난지 4개월 정도 됐는데 시간이 더디면서도 참 빠르게 지나갔다

예전에는 이별 노래를 들으면 가사가 잘 안와닿았거든
근데 요즘은 모든 이별 노래가 엄마와 내 노래 같어
그래서 일부러 가사 안들리는 외국 노래 듣는다? 웃기지

언니랑 아빠는 엄마의 흔적을 곱씹으면서 애도의 시간을 보내는거 같은데,
엄마 나는.. 엄마 사진 보기도 두렵고 예전에 나눴던 카톡도 보기가 싫어

때로는 이렇게 어린 나를 왜 버리고 갔을까 증오심이 들고, 또 어떤 날에는 엄마를 떠나보낸 내 자신이 너무 미워서 미칠거 같아..

우리 가족 여기 두고 떠나간 만큼 거기서는 보란듯이 행복하게 살기를 진심으로 또 진심으로 기도하며 바랄게..
용서할테니 어서 내 꿈에서 만나자
나도 엄마한테 용서를 빌고싶어
사랑해 정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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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관리자(유족지원팀) 20240308112457
    안녕하세요.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 동료지원활동가 행복소울지기입니다.

    엄마를 떠나보낸 엄마딸 님! 엄마가 얼마나 원망스럽겠습니까? 분명 엄마딸 님의 엄마에게는 말하지 못할 사연이 있을 것입니다.

    엄마딸 님의 글에 저 또한 내 딸의 심정을 느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어른들은 나쁩니다. 맞지요! 모든 것을 자기 합리화시키니까요. 나의 곁을 떠난 것은 아무런 변명을 할 수 없이 책임감을 회피함에도 불구하고,
    그럴 수 밖에 없다고 이해를 해 달라고 하는 저 또한 원망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어른이 되면, 감당해야 하는 부분이 하루하루 살아갈 때마다 어깨의 짐이 더 겹겹이 무게가 실린다는 사실입니다.
    그리고 어린 자녀에게는 항상 좋은 것만 보여드리고 싶은 것이 또 부모의 마음일 것입니다.
    그러니 조금은 ‘엄마가 어깨의 짐이 무거웠구나!’ 하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엄마딸 님이 현실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먼저 떠난 엄마가 미안하게 생각하면서 별이 된 엄마가 항상 응원할 것입니다.
    그러니 엄마에게 열심히 살고 있으니, 잘 지켜보시라는 메시지를 한 번씩 저희 한국생명존중 희망재단 얘기함에 들려주십시오.

    엄마를 향한 그리움, 원망, 그리고 버팀과 외로움의 감당을 저희도 함께하고 싶습니다.
    그러니 엄마딸 님이 하고자 하는 목표를 세워 희망을 가지고 하신다면 얼마든지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엄마딸 님의 오늘을 항상 응원합니다. 홧팅!!
    [전체 내용은 글쓴이에게만 보입니다.]
김원준
그리운 아버지, 사랑하는 아버지, 시간을 10일 전으로 되돌리고 싶습니다
저는 사실 여기에 계신 다른 분들과 다릅니다.
2015년부터 2024년 1월 11일까지 거의 10년 가까운 세월동안 아버지를 악랄하게 간접살해한 패륜 살인자이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그럼에도 아버지가 너무 그리워서.. 글을 적습니다.

아버지는 아주 의지와 책임이 강한 분이셨습니다.
누가 죽여도 죽지 않으실 분이었습니다. 마지막까지 가족들 곁에 있어주실 분이었습니다.
그런 분의 의지를 오랜 시간에 걸쳐 서서히 깎아내린 것은 저의 도박 중독이었습니다.

2015년 2월부터 재수를 시작하게 되면서 패륜 살인극은 시작되었습니다.
고3시절 성적표를 조작해서 부모님께 보여드렸던 저는, 재수학원에 가면 들통이 날까봐
아버지와 둘만의 식사 자리에서 강하게 독학재수를 하겠다고 주장했었고
아버지는 어머니와 주변 사람들의 만류를 뿌리치면서까지 저를 믿고, 밀어주셨습니다.

하지만 그 기대에 부응하여 열심히 공부하기는 커녕
친구들과 PC방에서 게임만 하며 시간을 보냈고
게임이 질리자 스포츠도박에 손을 대었습니다.

대기업 직원이셨던 아버지께 매일같이 5만원, 10만원씩 손을 벌리며 도박을..
당연히 재수는 대실패였고 저를 밀어주신 아버지는 어머니와도 사이가 안 좋아지셔서
집에서 따로 나가 사시게 되었습니다.

여기서 충분히 정신을 차려야 했습니다. 사람새끼라면..
하지만 저는 정신을 차리지 못했습니다.

삼수, 사수, 그 다음부터는 그냥 말도 안되는 이유들로 돈을 요청했습니다.
도박에 걸려서 벌금을 내야 한다.. 큰 돈이 묶여서 찾으려면 돈을 내야 한다..

아버지는 다 알면서도 제게 속아 주셨습니다.
저의 말을 정말 믿고 싶다고 간절히 말씀하셨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때도 정신을 차리지 못했습니다.

저 때문에 회사에서 이리저리 돈을 빌리게 되신 아버지는 정년을 채우지 못하고 퇴직하셨고
이후 들어가신 회사에서도 저 때문에 돈을 빌리시다가 퇴사하셨으며
결국 마지막엔..2023년 말에는 일용직 알바를 하시면서까지 제게 돈을 보내주셨습니다.

저는 정신을 차리지 못했습니다.. 계속 아빠를 속였습니다.
아빠가 이빨이 다 빠지셨고 벌레가 나오는 차가운 고시원에서 사시는 것을 알면서도
아빠를 찾아뵙지조차 않았습니다. 매일 아빠를 속였습니다.


아빠는 61세셨고 제가 효도하고 만회할 시간이 앞으로 20년은 남아있다는 망상에 빠져 있었습니다.



아빠는 3년 전부터 죽고 싶다는 말씀을 하시기 시작했습니다.
믿고 돈을 빌려준 주변사람한테 면이 없고 너무 빚이 많은데 견디기 힘드시다고..
몇번 자살하신다고 카톡을 보내서 경찰에 신고하는 일도 있었으나
저는 설마 정말로 시도하시겠어 하는 끔찍한 쓰래기 같은 생각으로 일관하며
아버지를 점점 죽음으로 몰아 넣었습니다...

2024년 1월 12일 새벽이 막 된 시간
아버지께서는 집을 나서셨습니다.
한평도 안되는 고시원을 정리하시고..유품을 모아놓으시고..
쏘카를 빌리시고...번개탄을 사시고..라이터를 사시고...
차가운 새벽..아버지께서는 5시간 넘게 고민하셨습니다...
그리고 실행하셨습니다..

아버지께서는 마지막 순간까지도
아버지를 죽게 한 저에게
새벽 4시 39분, 아버지의 마지막 남은 돈 15만 4300원을 보내셨고


저는 신의 기적으로 새벽 5시 40분에 잠에서 깨어나 그 입금 내역을 확인했으나
신고는 커녕, 전화 한 통 없이, 카톡만 남겨두고 다시 잠에 들었습니다.

그 사이 아버지는 떠나셨습니다. 영원히...


아버지께서 아침 8시에 가족과 친척들에게 유언장이 도착하도록 발송하셨기 때문에


그 누구도 아닌..
아버지를 죽음으로 몰아넣은, 아버지의 목을 10년간 꽉 조른
살인자...패륜아인 저에게 아버지를 살릴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있었습니다..




영원히 끊을 수 없을 것 같던 도박은 아버지가 돌아가시는 날 바로 끊을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쉬운 일로 아버지를 10년간 고통속에 살다 돌아가시게 만들었습니다.


2024년 1월 11일 자정, 아버지께 톡을 보내고 그냥 잠들던 2024년 1월 12일 새벽까지
저는 죄책감을 거의 느끼지 못했습니다. 그런 감정 자체가 없이 살아왔습니다.
아버지께 잘못한 기억, 아버지를 괴롭힌 기억도 다 기억 저편에 묻어두고 살아왔습니다.

하지만 아버지께서 돌아가신 후에는 모두 하나하나 기억이 납니다..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지..제가 무슨 짓을 한 것인지.....다 기억이 납니다...



저는 아버지와 소주 한 잔, 속깊은 얘기 한 번을 나눈 적이 없습니다.
아버지 어깨를 주물러드린 적도, 염색약을 발라드린 것도 10년도 더 되었습니다.
아버지의 손을 따뜻하게 잡아드린 적도 없습니다..

너무 괴롭습니다.. 지옥의 형벌 같은 죄책감 속에 정신을 차릴 수가 없습니다...


아버지의 유언 일부와 책임져야 하는 어머니, 동생이 남아 있어서
제가 해야될 일은 분명히 남아 있기에 관성으로 일하고 움직이고는 있지만

이 해야될 일이 다 끝나면...
그 이후는...



눈만 감으면 12일 새벽으로 의식이 날아갑니다
그날 아버지가 번개탄을 피우신 차에 달려가서
창문을 깨고 아버지를 빼내어 꼭 끌어안고
사랑해요 아버지 제가 정말 잘못했어요..
살아만 주시면 제가 평생 아빠에게 효도할게요...
그 얘기를 단 한번만 해드릴 수 있다면..



아버지께 잘해드리고, 효도하고, 오래오래 사시다 돌아가셔도
씻을 수가 없는 것이 아버지를 향한 죄책감입니다.

저는 아버지를 죽였습니다. 명백한 사실입니다.
돌아가시기 전날까지 아버지를 찔렀습니다.

이 죄책감을 덜 방법은 없으며, 유일한 저의 친구이자, 이해자이자, 끝없는 사랑을 주셨던
용서해 줄 수 있는 단 한 사람인 아버지는 영원히 만날 수 없습니다..



이 죄악감을 어떻게 해도 덜어낼 수가 없습니다..

단 한번만 아빠를 뵙고 사랑하고 죄송하다는 얘기를 할 수 있다면
남은 인생이 얼마나 있을지 모르겠지만 모두 바치고 싶습니다...

모든 게 회색빛이고 아무 것도 느낄 수 없습니다..

아버지, 사랑하는 아버지.. 왜 아버지와의 시간이 많이 남아있을거라 생각했을까요
저에게 한번도 아니고 10년간 수백번 수천번, 아버지가 돌아가시는 날에도 기회가 있었는데
왜 단 한번도 그 기회를 잡지 못했을까요.....

너무나 사무치게 그립습니다.. 외롭습니다 아버지.. 아빠...

아빠랑 술도 마시고 등산도 다니고 둘이서 외식도 하고 계곡에서 수영도 하고
아빠가 좋아하시던, 저도 좋아하는 사극도 같이 보고...
아빠 고려거란전쟁 오늘 하는 날이에요. 치킨한마리 포장해서 들어갈게요.
아빠, 오늘은 오랜만에 스시 어떠세요? 제가 살게요. 월급 받았어요.
아빠 중앙공원에서 같이 저녁마다 운동해요. 약속 어기면 주말에 밥 사기로 하고..
아빠 다음달에 같이 산에 가요. 둘이서.....
아빠, 환갑 축하드려요. 100살까지 꼭 사셔야 되요, 제가 잘 모실게요. 우리 같이 늙어요...

제발..이 악몽에서 깨어나게 해주세요.....
눈뜨면 바로 아빠한테 전화해서...끔찍한 악몽을 꿨다고 얘기하고
바로 달려가서 꼭 아빠를 껴안은 뒤에....사랑한다고.....다시는 아빠에게 불효하지 않겠다고
얘기를 드리고 싶습니다...

아빠.. 저 자신이 없어요... 29살이나 되었지만.. 저는 아빠의 등에 업혀있던 어린애였던 것 같아요..
아빠를 죽였다는 죄책감과... 이제 내가 우리 집안의 가장이라는 책임감을 동시에 지키며 살 자신이 없어요..

내가 앞으로 잘 해내야 나중에 아빠 볼 면이 아주 조금이라도 설텐데..

아빠.......아버지....거짓말 같아요.. 잘 짜여진 몰래카메라....
어떤 대형 유튜버의 몰래카메라에 제가 지금 나오고 있는거죠..
지금이라도 밝혀주세요..저 더는 못 견딜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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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관리자(유족지원팀) 20240122160255
    안녕하세요. 김원준 님.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 유족지원팀입니다.
    사별하신지 한달도 되지 않은 힘드신 와중에도 얘기함에 찾아와 글을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동료지원 활동가 선생님들께서 글을 남겨주시기 이전에, 김원준 님께 도움을 드리고자 이렇게 글을 남깁니다.
    지역 자치구 <정신건강복지센터>가 있습니다. 애도상담과 더불어 김원준 님께 도움을 드릴 수 있는 자원에 대해 안내해줄 것입니다.

    김원준 님 뿐만 아니라, 어머님과 동생분도 함께 서비스 이용하시고, 꼭 건강한 애도 보내시기 바랍니다.
    [전체 내용은 글쓴이에게만 보입니다.]
  • 관리자(유족지원팀) 20240129125517
    안녕하세요.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 동료지원활동가입니다.

    아버지를 먼저 떠나보내고 힘드신 중에 얘기함에 글을 남겨 주신 용기에 감사를 드립니다.
    김원준 님이 남겨 주신 장문의 글을 읽으며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김원준 님의 마음이 세세하게 글에 담겨 있었습니다. 아버지를 먼저 떠나보냈다고 생각하는 죄책감에 빠져 있어 많은 염려와 걱정이 되었습니다.

    김원준 님께 어떠한 글을 남겨 드려야 할까? 어떠한 위로의 말을 드려야 할까? 위로의 말을 드린다 한들 위로가 될까? 지금은 어떠한 말을 한다 한들 위로가 되지 않을텐데, 하면서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습니다.

    얼마 전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님이 출현한 TV프로를 시청하게 되었습니다. TV를 시청하다 문득 김원준 님이 떠올랐습니다.
    내용 중 공감되는 부분과 느낀 점이 있어 공유하고자 합니다.

    우리가 큰 아픔을 겪고 살 수 있는 이유는, 시간의 힘과 긍정적인 감정 기억의 힘이라고 했습니다. 들으면서 시간의 힘은 시간이 약이라는 말과 일맥상통하겠지? 생각하면서도 이것은 우리 유족들과는 모두 맞지 않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치유가 되고 회복이 되어가는 유족도 계시지만 시간이 지나도 치유되지 않은 분들도 계시니까요.

    다음은 긍정적인 감정 기억의 힘에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일상에서 소소하게 미소 짓게 만드는 기억들과 좋은 감정들이 동반되는 기억들은 뇌에 남게 된답니다. 그렇기 때문에 옆에 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소중하며 그들과의 관계가 얼마나 귀한 것인지 알아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우리는 행복하고 즐거운 기억보다는, 아프고 불행한 부정적인 기
    [전체 내용은 글쓴이에게만 보입니다.]
엄마딸
너무 미운 우리 엄마, 그런데 이해가 되네
10월 30일 오전부터 연락이 안되었던 엄마를 119가 발견하고 연락을 주었을 때가 계속 생각이 나.
엄마, 병원 간다고 했잖아. 엄마는 괜찮다고 걱정하지 말라고 했잖아.
그런데 어떻게 나한테 이렇게 큰 상처를 남기고 갈 수가 있어?

이런 생각만 2달을 넘게 하고 살았는데, 오늘 다시금 뇌출혈 아버지와 아들에 대한 기사를 읽었어.
엄마도 이 기사는 작년에 같이 봐서 알 거야.
그때도 나는 어떻게 아버지에게 그럴 수 있을까 싶었지만 그래도 이건 아들보다는 사회 시스템에 문제라고 생각했거든. 그러니까 엄마가 떠나기 전엔 나는 3자의 입장에서 아들을 봤던 거지.
그런데 오늘 다시 읽은 기사에선 아버지의 입장으로 읽게 되더라.

나는 결혼도 안 했고 자식도 없으니 아들의 입장으론 엄마 아들을 대입해서 읽었어.
내가 쓰러졌고 거동이 불편한데, 나를 부양하다가 내 동생이 간병에 시달리며 쫓아오는 빚과 가난에 허덕이고 있어. 나는 아들에게 자기가 부를 때 까지 오지 말라고 말을 했던 아버지를 비로소 이해하게 되었고, 엄마가 왜 사전에 연명 의료 거부를 등록 했는지 이해했어.
엄마가 말한 죽는 게 너무 무서워서 죽고 싶다는 말이 무슨 말인지 이해했어.
그러면서도 너무 무서워서 나보고 같이 죽자고 말한 엄마의 무서움이 무엇인지 이해가 됐어.

엄마, 나도 연명 치료를 거부한다고 등록을 해둘까 해.
엄마는 엄마가 내게 남긴 것들을 내가 다 쓰고 오는 한이 있더라도 이 세상에 하루라도 더 살고 오길 바라는 것 알아. 그러니까 동생한테도 누나 잘 부탁한다고, 누나 만약에 아프고 쓰러지더라도 네가 잘 봐 달라고 말했겠지. 알아. 그런데 나도 엄마를 이해하고 엄마에게 공감해.

물론 난 엄마처럼 가지 않을 거야. 엄마랑 같이 행복하게 살지 못해 억울하고 거지 같은 이 세상을 나라도 혼자 재밌게 살다 갈 거야. 그래도 엄마랑 봄 꽃 구경 갈 수 있는 날이 너무 가까워서도 안되겠지만 너무 먼 미래도 아니었으면 좋겠다.

사실 매일 매일 매 순간 지금이라도 엄마 따라가면 엄마랑 처음부터 다시 시작할 후 있을것 같아. 엄마랑 다시 시작하고 싶다는 마음이 계속 속삭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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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관리자(유족지원팀) 20240125135902
    안녕하십니까?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 동료지원활동가 행복소울지기입니다.

    엄마딸 님의 삶의 희망을 저버린 글을 읽고, 무척이나 마음이 아팠습니다.
    우리는 누구나 죽습니다. 그리고, 주위의 사랑하는 사람이 죽으면 너무나 마음이 아픕니다. 그 마음을 어떤 것으로도 채울 수 없음을 경험한 사람들은 누구보다 잘 압니다. 하지만 우리는 살아가야 합니다. 내 삶에 영향을 끼치는 나의 사랑하는 사람이 떠난 자리를 뒤로 하고, 더 힘차게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 주어야 합니다.

    죽음의 선택은 동전 앞뒤와 같습니다. 현재 절망적인 삶을 벗어나기 위해 택한 삶은 남아있는 사랑하는 사람들이 존재 할 수 있다는 사실과, 희노애락을 더 이상 경험할 수 없다는 사실을 인지하여야 할 것입니다.
    어머니가 병마와 싸우다가 자녀들에게 피해를 주기 싫어, 잘못된 선택을 한 것이 맞을까요? 저 또한 현실을 부정하고픈 현재에 부딪히는 중입니다만 하루하루 절망적인 삶에 좌절보다는 극복할 수 있다는 희망의 노래를 부르면서 하루하루를 살고 있습니다.

    그러니 엄마딸 님도 본인이 귀한 존재임을 인지하셨으면 합니다. 나를 사랑하는 것이 먼저 떠나가신 엄마를 사랑하는 길임을 명심하셨으면 합니다.
    우리는 누구든지 죽음을 피할 수는 없습니다. 이미 맞이한 죽음에 대해 애도를 하면서 나의 삶도 되돌아보고, 재충전하는 시간이 필요할 것입니다.

    우리는 사랑하는 사람을 잃었습니다.
    그래서 늘 상 마음 한구석이 아려옵니다. 그래도 살아내야 합니다. 남아있는 또 다른 가족에게 상처를 주지 않기 위해서 말입니다.
    그러니 엄마딸 님도 힘내서 버텨내시기 바랍니다.

    [전체 내용은 글쓴이에게만 보입니다.]
아들
엄마, 나야
거기는 좀 어때? 춥진 않지? 아빠랑은 드디어 만났나?
부디, 제발 엄마가 그렇게도 보고 싶어 하던 아빠랑은 꼭 만나서
그간 그리웠던 마음 다 풀고 둘이 꼭 안고, 손 잡고 걸으면서
행복하게 지내고 있기를 바랄게. 엄마라도 행복해야지
하나밖에 없는 아들 두고 떠났으면서 엄마가 간 곳이 편안한 곳도 아니라면,
그곳에서 아빠를 만나지도 못했다면 나는 너무 속상할 것 같아.
그러니까 꼭, 아빠랑 만나서 행복하게 지내고 있어야 해.
나는 어떻게든 버텨볼게. 그러려고 오늘은 상담도 받고 왔어.
근데 엄마, 사실 나 너무 무서워.
이제 다시는 엄마를 볼 수 없다는 게, 그렇게 엄마를 떠나보냈다는 게 너무
마음이 아파서 숨이 잘 안 쉬어져. 하루 종일 답답하고 멍하네. 시간이 지나면
조금 괜찮아질까? 내가 괜찮아져도 될까? 시간이 얼마나 지나야 나도 조금은
편안해질까? 아마 평생 그렇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아직 너무 어린
엄마 손자 생각해서 버텨내 볼게. 그러니까 엄마도 가끔 내 꿈에 나와서
나한테 괜찮다고, 내 잘못 아니라고 웃으면서 날 좀 안아줬으면 좋겠어.
엄마, 너무 보고 싶다. 내가 비록 말은 예쁘게 못 하고 툴툴댄 적도 많았지만
세상에서 엄마를 가장 많이 사랑하는 거 알고는 있지? 사랑해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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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관리자(유족지원팀) 20240118110120
    안녕하세요.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 얘기함 동료지원 활동가 ‘푸리야’입니다.

    쓰신 글 잘 읽었습니다. 엄마를 얼마나 그리워하는지? 엄마 없는 세상이 얼마나 외롭고 두려운지? 그럼에도 엄마 손자 생각해서 버텨내겠다는 아들 님
    의 마음이 저에게도 사무쳐서 한참을 멍하니 있었습니다. 그리고 엄마를 떠나보내시고 많이 힘드신데 이렇게 ‘얘기함’에 용기 내어 글을 남겨주심에 감
    사드립니다. 아들 님 글 곳곳에서 머물며 따듯함과 희망을 읽었습니다. 엄마를 그리워하며 글 쓰신 시간이 조금이라도 아들 님에게도 위로가 되었기를
    바랍니다.

    8년 전에 아들을 보내고 견디었는지? 버텼는지? 안간힘으로 살아왔던 저의 지난 시간들이 떠올랐습니다. ‘엄마가 그렇게도 보고 싶어하던 아빠랑은 꼭
    만나서 행복하게 지내고 있기를 바랄게’ 하고 간절함을 담은 아들 님의 마음에 눈물이 주르륵 흘렀어요. 엄마는 이미 아실거여요. 아들 님이 세상에서
    엄마를 가장 많이 사랑한다는 것을.

    하루 종일 답답하고 멍하고 시간이 지나면 조금 괜찮아질까? 내가 괜찮아져도 될까? 하며 하루에도 몇 번씩 엎치락뒤치락하는 마음. 저도 그랬고 지금
    도 아니 오늘도 그랬습니다. 이런 마음. 당연히 옳습니다. 그럼에도 이런 마음이 어느 날 갑자기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마음이고 분명한 사실임을 인정
    하면서도 저는 이 마음이 옳다는 것을 인정하는데 긴 시간이 걸렸고 많이 힘들었습니다. 많이 아팠고요. 그래서 아들 님은 저처럼 힘들지 않았으면 합
    니다. 하루에도 몇 번씩 내 의지와 상관없이 내 마음은 내 감정은 곤두박질 치겠지만 이런 내 마음은 당연하고 옳다는 것을 아들 님은
    [전체 내용은 글쓴이에게만 보입니다.]
엄마딸
엄마 올 한해 고생 많았어
엄마 오늘은 올해의 마지막 날이야
올해는 유독 더 빠르게 간거 같네
특히 엄마가 간 11월은 어떻게 지나갔는지도 모르겠어
올해 1월 1일에는 엄마 아빠 자주 보러가는 걸 새해 목표로 했었는데
결국 지키지못했네
난 아직도 엄마 생각만 하면 눈물이 나
뭐가 그리 급해서 딸내미 결혼하는거도 안보고 가
나 엄마가 없는 혼주석은 상상도 안해봤어
예쁜 한복 입고 환하게 웃고 있을 엄마 모습만 수없이 그렸는데..
엄마가 너무 미워 근데 나도 엄마한테 잘못했어 미안해

내년에는 슬픈 기억보다는 행복했던 기억을 많이 떠올리게 노력할게
보고싶다!
얼마 안남은 날 동안 세상 구경 멋지게 하고 가!
너무너무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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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관리자(유족지원팀) 20240108143630
    안녕하세요.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 동료지원활동가입니다.

    2023년의 마지막 날에 더 많이 그립고, 더 보고 싶고, 더 많이 힘드셨을 텐데 얘기함에 글을 남겨주신 용기에 감사를 드립니다.
    ID 엄마딸 님께서 남겨주신 글을 잘 읽어보았습니다. 결혼을 앞두고 많이 힘드셨을 ID 엄마딸 님의 마음이 글을 읽는 내내 읽혀져 울컥했습니다.

    그동안 엄마의 빈 자리를 어떻게 이겨내고 지내셨을까 하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예쁜 신부와 예쁜 한복을 입고 혼주석에 앉아 환하게 미소 짓고 계시는 신부 엄마의 모습이 상상되어, ID 엄마딸 님이 많이 힘드시고 마음이 고통스러우셨을 것입니다.

    결혼을 앞두고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듣고 얼마나 많이 놀라고 황망했을까, 믿기지 않은 소식에 얼마나 당황스럽고 먼저 떠난 엄마가 얼마나 미웠을까,
    별의별 생각을 다 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행복해야 할 신부가 세상 모든 슬픔을 안았을 것을 생각하니 제 마음이 아리고 아팠습니다.
    남겨주신 글로 보아 아빠의 부재도 있는 것 같아 혼자서 어떻게 이겨내고 고통 가운데 계셨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세상에 홀로 남겨진 것 같은 마음이 들었을 것 같아 옆에 계시다면 꼭 안아드리고 토닥토닥 해드리고 싶습니다.

    저도 ID 엄마딸 님처럼 배우자와 준비되지 못한 이별을 했습니다.
    다음 달 2월이면 배우자와 사별한 지 4년이 됩니다. 처음에는 하루하루가 정말 힘들었고 이 수많은 세월을 어찌 이겨내고 살아갈까, 이 지옥 같은 세상을 어떻게 이기고 살까 했는데 어느새 4년이라는 시간이 흘러 다음 달이면 벌써 4년이
    [전체 내용은 글쓴이에게만 보입니다.]
서우리
엄마가 올 5월에 농약드시고 자살
엄마가 올 5월에 농약드시고 자살때문에 상담시작하고 남자내담자인데 여자상담사님을 좋아한 채 상담종결했는데 어떻게해야 하나요? 상담기간은 5개월이고요. 목소리로만으로 저보다 누나같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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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관리자(유족지원팀) 20240104092205
    안녕하십니까?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 동료지원 활동가 행복소울지기입니다.

    엄마의 부재로 허전한 상황에서 상담사의 친절함에 푸근함을 느껴서 그런 것일 수도 있으므로 서우리 님에게 다시 한번 물어보시기 바랍니다.

    사람은 누구나 본인에게 친절한 사람에게 마음을 여는 것이며, 현재 서우리 님이 처해있는 환경에서는 그 상담사 뿐만 아니라 어느 누구라도 라포형성으로 공감을 해 주면 그 누구에게도 마음이 갈 수 있습니다.

    업무적인 친절이 아닌 인간적으로 현재 처해있는 환경에 대해 공감해 주고, 위로해 주고, 용기를 불어주는 사람이 서우리 님에게는 필요한 시기이지만
    그 친절함이 전부라고 생각하시면 안됩니다.
    현재는 종결되었다고 하니, 시간을 두고, 본인의 감정이 어떠한 것인지 재점검이 필요할 것이라 생각이 듭니다.

    엄마의 갑작스러운 부재로 충격적인 감정 충돌이 있는 상태에서, 부드럽게 대하는 상담사의 친절에 서우리 님은 누구보다 빠져들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 현재 감정을 글로 한번 적어보시는 것도 좋은 방법일 듯합니다.

    현실 상황을 직시하시고, 모쪼록 본인 하루의 선물에 최선을 다하는 서우리 님이 되었으면 하며,
    엄마가 그립거나, 이야기 거리가 있으시면 언제든지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 얘기함을 찾아주세요.

    오늘 하루도 내일의 위한 선물이라 생각하시고 힘내십시오.
    [전체 내용은 글쓴이에게만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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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에게
엄마 안녕~~ 작은딸이야 엄마 얼굴 본지 벌써 6개월이 다되가네 장례식 치른지 얼마안된것 같은데 시간 참 빠르다 그치 나는 그동안 학교도 가고 알바도 가고 공부도 열심히 하고있어 친구들도 만나고 나름 잘 살아가는 중이야 엄마는 어떻게 지내? 너무 궁금하다
올해 크리스마스는 너무 외로울 것 같아 작년이때쯤에는 케이크도 예약하고 호텔도 알아보고 엄청 설렜는데.. 내가 케이크 사가서 엄마가 엄청 좋아했었잖아 우리 트리도 만들었었어 엄마가 학교에서 가져온 트리재료로 귀여운 트리도 만들고 사진좀 찍어놓을걸 엄마가 이렇게 좋아하는걸 알았으면 가족끼리 뭐 많이 해줬을텐데 나는 나살기바빴다 미안해 알바해서 돈도 모았으면서 엄마한테 좋은거 하나 못해주고 가버렸네.. 좀만 나한테 말해주지 나 그렇게 안어린데 나도 엄마 위로해줄수있는데 뭐가 그렇게 힘들었을까 엄마 나는 지금 너무너무 힘든데 이럴때는 엄마한테 전화해야하는데 휴대폰이 하루종일 잠잠하다 노래를 틀어놔도 허전한게 안사라지네
엄마 그래도 나 아직까지는 살아있어 나 잘하고있는거지? 하루에도 몇번씩 눈물이 나오다가 괜찮아지고 그래 잠도 잘자고 밥도 잘먹어 요즘에는 청소도 잘해 엄마가 자취방올때마다 잔소리했는데 이제는 잔소리할 사람도 없으니까 더 잘살아야해 잘살아야하는거 알고는있는데 그래도 밤마다 엄마생각에 조금 우울하네.. 지금도 할거 많은데 며칠뒤에 시험인데 엄마가 잔소리해줬면 좋겠어 근데 엄마는 나한테 잔소리도 별로 안해줬잖아 나는 알아서 다 잘한다고 내가 실패할때마다 괜찮다고 위로부터 해줬었지 엄마가 괜찮다고 해주니까 괜찮았던것 같아 지금은 어떡하지 너무힘든데.. 엄마 나 졸업하는건 보고가지 같이 사진찍어줘야지 지금까지 옆에있었으면서 이제와서 도망치는게 어딨어 딸 성공하는거 지켜봐줘야지 서운해 속상해 억울해
여기 가족이랑 헤어진 사람이 정말 많아 다들 너무너무 그리워서 찾아온거겠지 엄마 내가 무심한 딸이라 미안해 오늘은 진짜 너무 보고싶어서.. 아직까지 엄마한테 기대는 딸이라 미안해 사랑해 꿈에서 만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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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 얘기함 동료지원 활동가 ‘푸리야’입니다.

    . 님이 쓰신 글 잘 읽었습니다.
    읽으면서 . 님이 엄마와 함께 했던 12월이 그려져 한참동안 가슴이 먹먹했습니다. 엄마와 크리스마스 트리도 만들고 케이크도 예약하고 호텔예약을 알아보며 얼마나 가슴설레고 행복했을지 생각하니 눈물이 핑 돌았습니다.

    하루종일 잠잠한 휴대폰, 노래를 틀어놔도 허전하고 뭔가 어느 시 구절처럼 마치 ‘울고 있는 돌을 먹은’ 것 같은, 도저히 어찌할 수 없는 슬픔이 . 님을
    누르고 있을 것 같아 곁에 있다면 꼬옥 안아주고 싶습니다.

    저도 아들을 잃은 후 7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오늘도 . 님처럼 무엇인가가 제 몸을 무겁게 누르고 있음을 느낍니다. ‘더 잘 살아야 해’하고 마음을 굳혀도 밤이 되면 . 님이 엄마의 부재에 불현듯 우울해지고 잔소리가 그립고 딸 성공하는 거 지켜보지 않고 먼저 떠난 엄마가 서운하고 속상하듯이 저도 불쑥불쑥 생각나는 아들에 대한 그리움으로 가슴을 움켜쥐곤 합니다.

    이런 제 삶이, 운명이 억울해서가 아닙니다. 진짜로 아들이 너무 보고 싶고 . 님이 엄마를 얼마나 사랑하고 엄마에게 미안해하는지 아는데 그 마음을 말하고 기댈 대상이 지금 . 님이나 저한테 없다는 게 너무 슬퍼서입니다.

    그러나 이런 우리의 마음은 당연하고 옳습니다. 사랑하는 가족을 잃었는데 이런 마음이 수시로 올라오는 것은 당연한 거지요. 그래서 저는 이 마음을 받아들이고 많이 그리워하고 슬퍼하고 다시 일어나자고 의지를 다지곤 합니다.

    오늘도 . 님의 마음을 따라가다가 얼마 전에 읽었던 <할아버지의 기도/레이첼 나오미
    [전체 내용은 글쓴이에게만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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