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밤 꿈에 언니가 나왔어
언니가 왔다기 보다는, 그냥 내 기억이나 걱정 그 어느 파편 중 하나였겠지?
언니는 아무런 의지가 없는채로 누워만 있었어.
그래서 내가 언니 심리상담을 받거나 우울증 치료를 받게 해야겠다고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번뜩 생각이 나더라.
아 맞다. 언니 이제 없지. 이거 꿈이구나. 하고
그리고 나서 오늘은 하루 종일 마음이 좀 울렁거려
막 슬프거나 언니가 보고싶고 그런건 아닌데, 그냥 좀 울렁거려
그래서 퇴근하고 술이나 한 잔 하고 갈까. 하는데
밖에 나가는것도 싫고, 그러자고 집에 가서 혼술을 하자니 울기만 할 거 같고,
그리고 나서 언니 생각이 다시 나더라.
고작 간 밤에 꾼 꿈 하나로도 나는 이런데, 언니는 오죽했을까
어린 애들하고 긴긴 시간 그렇게 매번 홀로였을텐데
혼자서 소주 한잔 하는게 언니의 유일한 위로였을텐데,
나는 그것도 하지 말라고 타박한게, 줄곧 너무 미안하고 속상해.
언니도 혼자 술 마시고 싶어서 그런거 아니었을텐데
언니는 아무때고 나가서 친구랑 맥주 한 잔 시원하게 하면서 속풀이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으니,
그렇다고 애들 있는 집에서 술마시고 하는 모습 보여주기 싫어서 참고 또 참고
그러다 너무 힘들어서 한 병 마신거 가지고 나는 그렇게 잔소리를 했네
언니 혼자 얼마나 힘이 들었을까
언니 혼자 얼마나 마음이 아팠을까
언니 내가 많이 미안해
언니 마음 하나 제대로 헤아려주지도 못하면서 잔소리만 해서 많이 미안해
언니한테 사랑한다는 말 많이 못해줘서
언니가 마음 놓고 편히 기댈 수 있는 든든한 동생이 되어주지 못한거 같아서
이제 와서야 후회해서
많이 미안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