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무교이고
부모님은 기독교인지만
그냥 너 좋은 곳 가라고
제삿상은 아니지만
너가 좋아했던 음식들 사서
혼자 49제 마지막인사했는데
잘 간거니?
보내기 싫은데 너 극락이든
천국이든 가야하니 작별인사했어
어제 부모님과 통화하고
불교행사라 49제 안지내시지만
그냥 좋은게 좋은거라고
너랑 인사하고 오라고했는데
부모님하고도 인사 잘 했지?
너 꿈에서 보고싶었는데
부모님만 나오네.
엄마 어떻게하니...
나로 절대 채울 수 없는 빈자리
난 이제 널 생각하면
머리가 정지해버려.
너가 얼마나 고통스럽고 힘들었을까하는 생각은 잊어버리고
왜 그렇게 갔냐고만 외쳐
내동생 jh아.
너의 마지막이 이럴거라 정말 생각못했다
미안해...좀만 기다려주지.
계속 용서빌고 널 위해 기도할게
이 세상 아픔은 잊고
꼭 좋은 곳에 가고
가끔 내 꿈에 놀러와죠
언니
오늘 언니랑 작은언니랑 엄마랑 애들하고 같이 갔었던 해수욕장 산책로에 갔어
지난해 겨울에 같이 갔을때 비만 안왔다면 우리 그 길을 같이 걸으면서 언니가 좋아하는 바다도 보고 그랬을텐데, 거길 그렇게 돌아와야했던게 너무 아쉽더라
그리고 좀 더 전에 우리 막내 어릴때 여름에 같이 왔었잖아.
난 그 때 패들링보드 하고 싶었는데 못한게 좀 아쉬웠거든.
근데 그 때 언닌 막내가 너무 어려서 맘 편히 맥주 한 잔 못마시고 바다에도 편히 못 들어갔었잖아.
나는 올 여름이 안되면 내년 여름에라도 패들링보드를 해 볼 수 있겠지
그게 안되면 내 후년 여름이 있겠지
근데 언니랑은 이제 그 해수욕장 앞에 앉아서 편히 맥주 한잔 같이 못하게 되었어
아빠가 우리 곁을 떠나고 난 뒤에 나는 아빠한테 해주지 못했던 것들이 너무 속이 상했거든
아빠랑 같이 여행도 가고, 아빠 차도 좋은걸로 바꿔주고 싶었고, 아빠랑 좋은 식당 가서 같이 좋은 술도 기울이고 싶었고, 하고 싶은게 많았는데, 나중에 나중에 하다가 못한게 속이 많이 상했거든
그래서 엄마한텐 그러지 말아야지, 엄마가 싫다고 해도 끌고 가서라도 좋은데 구경가고 좋은거 같이 먹고 그래야지 하고 몇 년을 그렇게 노력했는데,
나는 몰랐거든, 엄마보다 언니가 먼저 떠날줄을 나는 몰랐거든
그리고나서 이제 보니, 언니랑 홍콩도 가고 싶었고,
언니 오늘 내가 걸었던 그 길에 가만히 앉아서 커피 마시면 행복하다고 말했을거 같아.
우리 그 때 강남역에서 낮맥할때 언니가 행복하다 행복하다 몇번이고 말했잖아.
나는 이 맥주집 그렇게 좋지도 않고 추워서 테라스에도 못앉아있고
뭐가 그렇게 좋아. 속으로 생각하면서 나중에 진짜 좋은데 꼭 데려가야지 했단말야
이런데 보고 그렇게 좋아하는게 나는 못마땅하고 좀 속도 상해서,
진짜 좋은데 내가 데려가준다. 이랬는데...
어제 걸었던 해안도로도 언니 엄청 좋아했을거야
거기 바다 바로 앞에 벤치에 가만히 앉아서 바다 보면 언니 엄청 좋아했을거야
그 때 여기 광이오름 거기 좁은 벤치에 앉아서 바다 보는 것도 언니 좋아했잖아
거기보다 여기가 더 좋거든. 훨씬 훨씬 좋고,
지금은 늦봄이라, 계절이 바뀌어서, 따뜻하고 바람도 시원하게 불어
운전할 때 창문을 열어놓으면 라일락 냄새도 엄청 좋아
언니랑 같이 먹자고 했던 오는정김밥도 어제 예약이 되가지고 열줄이나 사왔는데
언니랑 같이 갔던 그 술집도 그대로고, 해장국집도 그대로고, 해수욕장도 모든게 그대론데
우리 애들 데리고 같이 휴가가면, 언니가 항상 다 챙겼잖아
펜션 예약도 언니가 하고, 뭐 먹을지 메뉴며, 애들 물놀이용품이며,
놀러가서도 모래사장에 깔 돗자리며 이런거도 언니가 다 챙겼잖아
우리가 잘 할 수 있겠지? 언니 없이도 작은언니랑 나랑 둘이 잘 챙길 수 있겠지?
그래도 언니가 도와줬으면 좋겠다
언니가 있어서 이거해 저거해 시켰으면 좋겠다
그럼 나는 또 아, 이거 어려워. 하면서 빈둥대고
그럼 언니랑 작은언니가 쯔쯔 거리면서 대신 해주고
내가 아무데나 드러누워 있으면 가서 맥주나 사오라고 시키면 일어나서 애들 데리고 편의점 다녀오고
그럼 엄마는 돈 많이 쓰지 말라고 잔소리하고
이젠 그렇게 못하겠다
우리 이젠 그렇게 못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