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만에, 오랜만에 들어왔네
그 동안 누나는 엄마랑 밖으로 많이 돌아다녔어 쇼핑도 하고 바람도 쐬고 구경도 하고... 잠시겠지만 엄마는 많이 괜찮아 졌어
누나가 다시 일 시작하고 본가 떠나면 금방 다시 너 생각에 마음 아픈 날들이 많아 지겠지만..누나가 더 잘 할게
아빠는 많이 힘들어해 몸도 아프고 마음도 아파서 약 먹고 계셔 누나가 챙기려 해도 딸이다 보니까 너만큼은 못하나봐 그래서 조만간 다 같이 심리치료도 받고 아빠는 입원해서 검사하고 푹 쉬기로 했어
할머니도 잘 계셔 공공근로 다시 시작하시고 밥도 잘 드시고 잠도 잘 주무시고 불경 많이 읽고 계셔
넌 어때? 어떻게 지내 어디에 있는지 마음은 어떤지 알지 못해 너무 갑갑하다 누난 아직도 니가 어딘가에 있다고 믿고 지내는 것 같아 그러다가 실감이 나는 상황이 닥치면 너무 힘들어 보고싶어 너무 미안해 안믿겨.. 엄마아빠 없으면 누나는 혼자인데 어떻게 하라고 그렇게 멀리 갔어 동생아 누나가 해준 것도 없이 그렇게 보내서 죽을만큼 아프다 혁아 미안해 그 곳에선 편안히 쉬어 꼭 나중에 만날 수 있을거라 믿고 살아갈게..사랑해
잘 지내고 있니 착한 내동생
멀리 시집가서도 매일 아침부터
언니언니 하며 전화로 수다떨던
내동생아 ~~
어떻게 내색 한번 안하고 나한테
이럴수가 있니
그토록 기다리던 조카 얼굴한번 못보고
생일날 그렇게 떠났니
임신한 언니 걱정할까 말안한거니
조카가 태어나서 벌써 세살이 되었구나
눈에 넣어도 안아플정도로 예쁜데
왜 얼굴도 못보고 갔니
너무 보고 싶다 목소리도 듣고 싶다
너가고 엄마가 많이 아프셔
하늘에서 엄마 좀 지켜줘
아이들은 잘 지내고 있으니 걱정말고
그곳에서는 고통 없이 편히 쉬어라
우리는 함께 한 시간이 별로 없잖아
그래서 너가 간게 더 실감이 안나
그냥 고향집에 네가 있을 것 같아.
그나마 함께 했던 작은 시간 속에
힘든 네게 야박하게 굴었던 못된 나만 있어 괴로워.
넌 내가 고향집에 오면 내가 좋아하는 골벵이무침과 조카들을 위해 콘슬로우를 해주고 맛난 군것질거리를 사다놓곤 했는데...
그 따뜻한 마음만 받고
난 해준게 없네.
누나라는게 왜 이리 정이 없었을까
가족의 냉정한 피는 내가 받고
따뜻한 피는 너가 다 물려받았는데....
차라리 너가 오빠였음
우리가 더 좋은 시간 많이 보냈을까?
넌 다정한 성격을 갖고 있어서
나와 다르게 동생 잘 챙겼을 것 같아.
그냥 이번에도 예전처럼 시간이 약일줄 알았어
너가 언제나 그랬듯 잘 버티며 지낼 줄 알았어.
너무나 너를 외롭게 했다
누나라고 하나 있는게...
너를 챙기지 못하고 더 힘들게 했다.
나땜에 너가 그렇게 간것같아
너무 미안하다.
너와의 마지막들이 생각난다.
다 후회로 물드는 시간들이다
보고싶다
살아서 다시 우리곁으로 와줘
정말 몰랐어
생각지도 못했어
너가 그렇게 갈 거라곤...
너없이 우리가족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하나
엄마아빠...나는 ....
너가 있어야 완벽한 가족인데...
아...미치겠다.
널 이렇게 보내버려서
너가 너무 안타까워 죽겠다
내동생
너의 삶은 왜 이리 힘들었니
이럴꺼면 신나게 놀고나 가지...
다른 사람은 시도만 하고
다시 잘 살아나던데
넌 어찌 한번에 갔어!
어떻게든 널 다시 살릴 수 있었다면
우리 가족 미친듯이 네게 더 잘했을텐데.......
너의 마지막 신호들을
이상하다 생각하면서도
왜 한번 의심하지 않았을까
걱정만 하고...
내가 나만 아는 못된 누나라서 그런거야.
그래서 널 못 잡았나봐.
죽을때까지 이 죄책감 갖고
널 위한 기도하며 살게
천국이 있는지 모르지만
환생을 하는지 모르지만
영혼이 있는지 모르지만
무엇이든 널 위해 기도할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