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 잘 잤어?
나는 회사 출근중인데 비가 많이 와서 날씨가 흐렸어
하늘은 어때? 좋아? 편안해? 벌써 반년이 지났네
요즘 나는 아빠 생각이 너무나 많이 나
아빠 목소리 잊을까봐 하루에 다섯번씩 생각하고 아빠 얼굴 잊을까봐 핸드폰 사진도 우리 가족사진으로 해놨어 다들 엄마 아빠 키도 크시고 멋있다고 하시더라!
요즘 되게 생각이 많아! 난 잘하고 있는건가, 난 이렇게 삶을 살아가도 되는건지, 결혼은 할 수 있을지.. 행복은 언제쯤 나한테 찾아오는지 부정적인 생각만 자꾸 드네
여기에 들어와서 편지쓰는것도 마음이 너무 아파서 못들어왔는데 이렇게라도 아빠한테 마음 전할 수 있다면 힘들어도 적어볼래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질 줄 알았는데 더욱 힘들어
얼마 전에 라디오를 듣는데 그 날 라디오 주제가 아빠더라고.. 항상 야근하고 늦게 들어오는 우리집 가장이었는데 고생했다, 고맙다, 사랑한다 말한마디 못한게 너무나 죄책감으로 남아
나 취업준비한다고 정신없어서 아빠를 더 못살핀 나를 원망하고 내 자신이 너무나 싫어
아빠가 마지막으로 쇼파에 앉아서 나한테 취업된 거 축하한다고 했던 그 장면을 하루에 수만번 생각해 .. 잊을까봐
아빠도 내 생각 , 엄마 생각 많이 하고 살고 있어야해 !!!!!!
우리 엄마 힘들지 않게 잘 지켜줘 하늘에서!
내가 효도 못해서 미안해 아빠 너무나 미안해 큰아빠가 아빠한테 못한 것들 엄마한테 다 해주라고 했으니까 그렇게 살다가 가볼게! 그니까 나 잘되라고 많이 응원해줘!
할머니 할아버지랑 싸우지말고 잘 지내고 있어!
아빠 너무나 사랑하고 감사합니다 꿈에서 만나❤️
내 친구야..!
벌써 너를 못본지 2년이 되어가고 있어
정말 이상한 기분이야
시간이 이렇게 흐르고 있다니..정말 몇개월 전까지는 실감조차 잘 나지 않았는데..
고등학교 교복을 입고 있는 너의 프로필 사진을 볼수록.. 그리고 점점 다양한 활동을 하는 고등학교 동창들을 볼수록
이제는 너의 시간이 나와 다르게 흘러가고 있다는 것을 마음 아프지만 천천히 받아들이는 중이야
요즘 어떻게 지내? 난 사실 요즘 좀 힘들다.. 대학 오면 어떻게든 잘 될줄 알았는데 쉬운 거 하나 없더라고
내가 참 한심한게 그 때 너가 연락 왔을 때 나 입시한다고 바빠서 제대로 신경 못쓰고 답장한 게 너무 너무 후회되는 거 있지
대학 와서도 이렇게 생각없이 힘들어할거였으면 ..
그냥 조금이라도 시간 내서 너한테 몇자라도 더 보낼걸 안부라도 더 물을걸
지금 와서 이렇게 힘들어하는 내가 참 머저리같고 바보같아
그리고 너랑 나랑 자주 보던 애니메이션 이제 완결했다 알고 있어? 와...
난 진짜 천년만년 할 줄 알았는데 끝나긴 끝나더라고ㅋㅋㅋㅋ 사람들도 엄청 놀라더라 나도 엄청 놀랐어
대학 와서 별로 챙겨보지도 않고 까먹고 있었는데..예전에 잔뜩 사놓았던거 지금이라도 팔까 하다가 말았어
같이 얘기 나눴던 거 생각도 나고 좋아서 그냥 가지고 있으려고 너가 선물해준 것도 있구!
그리고 우리가 좋아하던 asmr 유튜버는 영상을 잘 안올려주시더라 개인 사정이 있으신 것 같아서 그냥 기다리고 있어
근데 난 옛날 영상 돌려보는 것도 너무 좋아서
그냥 맨날 맨날 다시 영상 돌려보고 잔다
너 목소리 안까먹으려고 너가 나 별명으로 부르던 그 목소리 계속 수시로 떠올리고 있어 보고싶어
그리고 우리 졸업 사진 찍는 날 너 엄청 귀여운 옷 입고 왔었잖아 진짜 찰떡이였어
그래서 사진도 엄청 찍고 내가 그 사진들 엄청 좋아했는데 ..
사진 속 너 모습이 너무 귀엽고 좋아보여서 정말 좋아하는 사진들이야
너의 장례식에 갔던 날 .. 학교에서 애들을 다 학교로 불러서 아침에 교실에 앉아있었어
애들끼리 대화도 못하고 있다가 우리 반 담임쌤 와서 어렵게 말씀 하시는데 그 때 선생님도 결국 우시고 우리도 막 울고
그때 또 학원 가야해서 훌쩍거리면서 교무실 갔는데 다른 반 친구랑 마주쳤거든
근데 그때 그냥 그 친구 끌어안고 눈물이 펑펑 나서 막 울었어.. 그냥 그 상황이 너무 믿기지도 않고 무서워서
그리고 나서 집으로 돌아가서 검은 색 양말을 신었었나.. 옷을 좀 다듬고 애들 다같이 장례식장으로 갔어
그때 너희 어머니께도 인사 드리고 너한테도 인사하고.. 앉으니까 애들 다 와있길래 다같이 앉아서 얘기하는데
정말 너무 슬픈데 너랑 좋았던 얘기, 너랑 있었던 추억 얘기하니까 너무 즐겁고 웃긴 기억이 많아서 애들이 막 울면서 웃고 막 그랬었다.. 분명 슬픈데 그 기억들이 너무 즐거운 기억들 뿐이라 너 너무 보고싶다는 말만 연거푸 했어
그리고 나서 다시 나와서 차 타고 가는데... 하늘이 진짜 너무 새파랗고 맑은 거야 구름도 너무 새하얗고
날씨도 너무 추운데 하늘이 너무 푸르니까 눈물이 또 막 났어 근데 또 너무 날씨가 좋아서 너가 가는데 힘들진 않겠다 싶기도 하고 막 그랬어
얼떨결에 쓰다 보니까 그 때 기억까지 다 말해버렸다
근데 나한테는 나중에 나와서 올려다 본 그 푸른 하늘이 꼭 너 같았어 너무 맑고 깨끗하고 좋아보였어
그래서 기억이 너무 생생해
뭐든 너의 결정이니까 너는 아주 행복해졌으면 좋겠어
그리고 그냥 나는 너가 지금 행복했으면 좋겠어 하나도 안밉고 그리고 많이 미안하고 보고 싶기도 해 많이많이..
건강하구 아프지 말구 행복하게 지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