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이다 지금은 여름 휴가철이라 나는 엄청 잘먹고 잘쉬고 잘지내거 있어. 오빠는 어때? 거기서는 내가 항상 바래왔던대로 아무걱정없이 잘지내고 있겠지? 곧 오빠 첫 기일이되어가. 시간이 너무 빠르다는 생각이 들어. 오빠가 떠나기 전인 10월 7일로 시간을 되돌려서 멈추고싶네,,
오늘 오빠 방에 들어가서 달력을 봤는데 19년 10월 달력이 걸려있더라 거기에 8일 칸에 검정 매직으로 네모낳게 표시 되어있어. 아마 아빠가 오빠 방에서 혼자 울면서 네모모양으로 표시하신거같아. 아빠가 많이 우셨어. 오빠가 사서 한번밖에 탄적없는 자전거를 중고로 파는 과정에서 비밀번호를 몰라서 엄마아빠가 오빠방을 뒤져보고 그러신적이 있어. 근데 아빠가 찾다가 엄청 우시더라. 소리내어서 우셨어..
그때 내가 방에 있는줄 모르셨던거 같아.
엄마는 스트레스성으로 이명을 들으시고 몸이 좀 더 자주 아프셔. 이명인데 정신과 약을 처방받으셔서 한쪽에서는 덜 들리신대. 우울증이나 스트레스에서 이어진거 같다더라.. 아직도 치료중이셔 쉽게 낫진 않는거래.
나는 어떤거같아? 나는 솔직히 엄마아빠보다 잘지내. 일은 엄청나게 스트레스받고 그만두고싶긴한데 그거말고는 다 소중해. 가족,친구,남자친구 모두가 너무 소중하더라. 근데 한번씩 내가 즐거울때나, 놀때 오빠 생각이 나더라. 그러면서 나는 온전히 즐겁거나 행복할 수 없음을 상기해. 오빠 목소리라도 녹음해놓을걸 오빠 목소리 까먹을까봐 걱정되고, 오빠 카톡이 이제 알수없음으로 떠서 메신저 흔적도 없고, 내 기억력이 흐릿해서 유년시절의 오빠도 잘 기억 안나. 나한테 남은 오빠는 고작 사진 몇장이 다야 그것도 많지도 않고 셀카 단 2장이야. 너무 무섭다 오빠가 이세상에 원래 없던 사람이 되어가는거같아서 무서워. 남은 사람들은 이렇게 지내. 오빠는 후회없어? 우리 떠난거, 세상을 떠난거 후회 안해? 제발 후회하지 않기를 바랄게. 난 오빠한테 해준게 없으니까 오빠 선택까지는 원망안하도록해줘. 후회없이 행복하다면 받아들일게. 너무 보고싶다 시간을 돌릴수있으면 오빠랑 많은 대화를 하고싶어. 오빠 마음알고 달래주고싶어. 너무 미안했다고 말하고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다. 보고싶다 하나뿐인 우리오빠
잘 지내니? 울딸 이렇게 장마가 계속되는날이면 너가 부쩍 생각난다 벌써 3개월이다 너 동생과 아빠 잘 지내고 있단다
엄마는 항상 죄의식에 힘들단다 마지막에 너를 붙잡지 못하고 치료를 제대로 받을걸 늘 후회한다 엄마 가슴속에 늘 있는 딸 좋은세상에 다시 태어나 좋은부모 만나길 그렇게 살기를 너의 죽음을 존중하고 이해를 하려고 노력한다 정말 힘드네 엄마가너의 마음 몰라주어서 미안하고 얼마나 힘들었을까~ 사랑하는 딸 보고싶구나 하지만
엄마 옆에 오면 너는 안되는거 잘 알아 너를
좋은곳에 보내야하니까 정알 미안하고 용서를 해주렴 저 세상 목숨이 다하는 날까지 열심히 식구들이랑 좋은일하며 살게
사랑하고 보고싶다 천상의 세계에서 행복하게 살기를 바란다 정말 사랑해
할머니 할아버지. 그 곳은 어떠신가요. 이 곳보다는 조금 더 살만하신가요.
저는 오늘 할머니 할아버지와 함께 나눴던 마지막 대화를 수백번 되뇌었습니다. 할머니가 공부는 못하고 머리는 나빴어도 사람은 잘보니 남편감은 봐주겠다고 하셨잖아요. 이따금 저랑 맛있는 커피와 빵을 같이 먹겠다고 하셨잖아요.
할머니 할아버지처럼 건강하려면 지금처럼 계속 운동해야한다고 대견하다 하셨잖아요... 그 말들이 가슴에 남아 지워지질 않아요.
평생을 고생 속에 사셨으면서 마지막도 그렇게 끝내실 수가 있나요. 두분 다 너무 보고싶습니다. 그 곳에서는 부디 즐거우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