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엄마는 머리를 자르러 왔다
아무렇지 않게 거울을 보며 머리를 쓸어내리는 엄마의 눈동자 그속에 어떤 마음이 있을지 가늠이 되지 않는다
이제 고작 열흘이 지났는데
나도 엄마도 조금씩 조금씩 일들도 처리하고 슬퍼만하던 시간에서는 빠져나오고 있는 것 같다
가슴이 미어진다는 말이 이런 말이구나
이제야 알겠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어떻게 시간들을 보내고 일상을 회복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일상의 이 모든 순간에 이제 니가 없다는거 다시는 볼수 없다는 사실이 사무치게 아프고 시리다
막상 내 일이 되고나니 힘든 일을 겪은 사람들의 마음을 이해하겠다
우리집에 이런 슬픈일이 자꾸 생기는데 나는 어디서부터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
나에게 주어진 이 큰 일들 니가 하고 있었을 이 일들을 이제는 내가 잘해야 하는데 벌써부터 나는 힘이 드는 것 같다
나도 힘든데 누군가를 챙겨야하는 이상황이 참 외롭기만하다
너도 언니도 원망스럽기도 하고
좋은 곳에 갔다고 사는게 죽는 것보다 더 힘들었으니 이제 편안한곳에 있다고 자꾸 되뇌이고 되뇌이지만 아직은 받아들이기가 힘들다
보고싶은 내동생...벌써 반년이 지났다 시간이 말도 안되게 빠르다
아직도 주말이면 니가 올 것 같다 바보같제
니랑 함께할 시간이 이렇게나 짧을걸 미리 알았더라면 나는 니한테 좀 더 다정할 수 있었을까
니 마음속 슬픔이 외로움이 그렇게나 큰걸 내가 미리 알았더라면 좀 더 잘 보듬어줄 수 있었을까
아직도 많이 후회된다 많은 것들이
멍청한 누나라서 미안해 여기서 만난 모든게 지긋지긋해서 떠난거겠지만 그래도 나중에 또 다시 볼 수 있으면 좋겠다 그 땐 좀 더 잘해줄 수 있을거같은데
하............. 넌 ...
난 널 용서할수도 이해할수도 없다...
너가 너무 밉고.
엄마가 간지 10년만에 엄마에게로 간 너를 용서할수 없다.
용서하지 않을거야....
엄마를 보낸 시간보다 널 보내야 하는 지금이 그리고 앞으로가 나에게는 너무 힘들고 고통이다.
해서 난 아직 널 용서할수 없어
아빠
하늘이 나한테 벌주는건가
나 요즘 너무 힘든데 .. 행복할 줄 알았는데 하루하루 위태롭고 무서운데
좀 괜찮아진줄 알았는데 안괜찮아
지구 멸망했으면 좋겠어
나도 그만하고 싶어 지쳤어
처음으로 아빠한테 이런얘기 적어봐
맨날 보고 싶다 사랑한다 적다가 처음으로 힘들다해
나 힘들어 나 좀 안힘들게 해줘
나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할까 답좀해주라 아빠 .. 아빠 제발
보고싶어 미안해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