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가 떠난지 한달이 거의 되가.
어떻게든 나랑 어머니는 살아가고있어
이게 사는건지 뭔지 모르겠는데
어제는 너네 집 물건을 팔고왔는데 내가 왜 이러고있나싶더라
차마 고인 물건 정리해주는 업체를 부를 수는 없었어
내가 다 가져가서 사용하고싶지만 그럴 여건이 안돼서 이렇게 정리하고 있는데
진짜 너네집이 뭐가 그렇게 멀다고 자주안갔을까 너가 오지말라해도 매일매일 가는건데
뭐 그렇게 말을 잘들었다고
너가 힘들다고 오지말라고 어쩜 그렇게 딱 안갔더니
너는 그렇게 떠나버렸니
정말 내가 잘 살 수 있을거라 생각했어? 어머니가 잘 사실거라 생각했어?
우리는 매일매일 울어. 어머니가 나한테 미안해하셔. 왜인지모르겠어.
그냥 너가 결혼하자했을 때 넙죽 그러자 했으면 너가 안죽었을까?
뭐 그렇게 철저하게 다 지우고갔어? 정기결제 네 손으로 다 해지하면서 무슨 생각했어? 핸드폰 비번 아직도 못풀고 연락처도 못찾아서 장례식장이 텅텅비었을 때 마음이 찢어지더라
내가 널 떠밀었나봐. 내가 널 막을 수 있었던건데. 내가 널 그렇게 급하게가게 만들었어.
현장사진이 잊혀지지않아.
넌 마지막에 어떤 마음이었는지. 네가 얼마나 괴로웠는지 나는 아직도 몰라.
나 같이 멍청한 사람 만나게해서 미안해.
내가 너를 조금이라도 생각했다면 너가 그렇게 신호 보냈을 때 널 잡을 수 있었을거야. 미안해 내가 죗 값 다 받을게.
죽음 뒤의 세상이 너무너무 편안하고 아픔따위는 없고 그저 행복만 가득한 세상이길 매일 바라.
보고싶어
난 너를 따라가려했는데 어머니가 어머니가 나를 걱정하시더라
이게뭐야. 왜 이런일이 있어
남들보다 훨씬 똑똑하고 다 잘하던 네가 어릴 때부터 왜 그렇게 고통받아야했는지 나는 왜 거기에 보태줬는지
모든것이.. 내 자신이 원망스럽다
미안해 평생 사죄하는 마음으로 있을게
사실은 하루빨리 너에게로 가고싶다
어머니랑 조금만 더 버텨볼게
미안해
나는 매일 아침 눈뜨는게 너무 무서워
너는 내 괴로움보다 몇만배는 괴로웠겠지? 그 아픔 알아주지 못해서 이해해주지 못해서 공감해주지 못해서 미안해
거긴 마음이 편하나. 난 오늘도 언니 꿈을 꿨어. 1년이 다돼가는데 이상하지. 꿈에서 언니 유서, 언니 흔적을 뒤지며 찾아헤매는 그런 꿈을 꿨어. 어제는 취업하고 첫 출근이었는데 너무 힘들어서 펑펑 울었어. 문득 드는 생각이, 언니라면 이런 일 잘 했을텐데 하는 생각이 들더라. 나보다 일도 잘하고 똑똑하던 언니가 그립다. 언니 살아있었으면 분명 나보다 가치있는 인간이었을텐데........ 그렇게 간 게 너무나도 아깝다. 그러고도 한편으론 나도 힘들어서 언니처럼 떠나고싶다. 죽기에 성공한 언니가 한편으론 부럽기도 하고 원망스럽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하고 만감이 교차해.
어디쯤 가고 있을까
저 구름 보면서 당신 어디쯤 갔을까 생각하고 저 강물 보면서 당신 어디쯤 갔을까 생각한다.
당신은 그렇게 잘 가는데 나는 아직 그대로다.
곧 있을 49재. 결국 살아갈 사람들 위로하는 의식.
나는 아직 당신을 떠나보낼 준비가 안된 것 같아.
아마 영원히 못할 것 같아. 어떻게 해야하니 나.
하루에도 수십번씩 미안했다 괴로웠다 원망했다 요동치는 내 가슴.
그 날이 있기 전 당신을 이리도 뼈저리고 가슴아프게 생각한 적 있을까.
그저 모두 겪는 힘든 일이라고 가볍게 생각해버린 내가 너무도 원망스럽다.
가족보다 더 가까이서 지낸 시간들. 가족들에게도 너무 미안하다.
함께 지내온 시간들, 추억들이 매일 떠오른다. 고문이다.
가슴이 턱하고 막히는데 다시는 당신과 함께할 수 없다는 생각에 울음이 터질 때도 있다.
그래도 잘 살아봐야지 하고 주문한 여러 공부할 책들 다 다시 환불하기를 반복하고 있다.
언제쯤 괜찮아 질까. 사실 뭐가 괜찮고 뭐가 안괜찮은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