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아.. 너한테 무슨말을 해야할 지 모르겠어
어떻게 전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너무 혼란스럽다
시도때도 없이 자꾸 눈물이 나고 그래
오늘도 길에서 또 울뻔햇어 근데 사람들이 이상하게 볼꺼 같아서 참았어
내가 다른사람들 까지 우울하게 만드는거 같아
그래도 조금씩은 마음이 정리되는거 같아
넌 지금 편하니? 편했으면 좋겠다 제발..
나는 엄마가 꿈에 나오는거 싫어 엄마 꿈 꾸면 그 날은 하루종일 슬퍼서 울기만 해
며칠전에 꿈에 나왔어 엄마는 갑자기 죽어서 마음의 준비도 못하게 해서 나한테 미안하대
나는 다시 왔으면 됐으니까 가지 말라고
제발 죽지 말라고 했어
꿈에서라도 엄마 끌어안고 얘기하고 싶은데
꿈에서도 엄마 죽지않게 계속 설득하고 울고 불고 하는 내가 엄마는 안 보여?
이렇게 사는 내가 엄마는 괜찮아?
나는 엄마가 다 나한테 떠 넘기고 죽은거
안 괜찮아 안 무뎌지고 화만 나 매일 슬퍼
나는 매일 울고 매일 화만 낼꺼야
아빠도 그만 챙기고 매일 울꺼야
엄마가 너무 보고싶어서 힘들어 진짜 화가 나서 미치겠어 모두 다 나를 떠났어
동료지원활동가 별헤는밤
2021.03.16
안녕하세요. 중앙심리부검센터 - 동료지원 활동가 '별 헤는 밤'입니다. “ID 쌕쌕이” 님이 작성해 주신 글 잘 읽어 보았습니다.
작별 인사조차 제대로 나눌 수 없었던 갑작스러운 이별에 슬프고 힘든 시간을 보내고 계실 텐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용기 내어 마음을 표현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ID쌕쌕이" 님의 글 속에서 어머님에 대한 그리움과 원망, 안타까움과 화나는 감정들이 어우러져 복잡한 심경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특히나 꿈 속에서 어머님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울면서 애를 썼다고 적어주신 부분에서 어머님을 너무도 그리워하는 마음이 느껴져 정말 안타까웠습니다.
저도 가끔 하늘나라로 간 동생을 꿈에서 보곤 하는데, 그런 날엔 아침에 눈을 뜨면 다시는 동생을 볼 수 없다는 허탈감으로 마음이 몹시 슬퍼집니다. 이런 허전하고 무기력한 마음으로 종종 입맛이 없거나 수면장애가 생기기도 했었는데 'ID쌕쌕이' 님도 혹시나 저와 같은 마음을 겪진 않으셨을까 걱정이 되네요.
어머님이 모든 걸 떠넘기고 간 것 같고, 내 곁에 아무도 남지 않은 것 같은 절망감에 화가 나고 억울해서 눈물이 나다가도, 어머님이 너무 보고 싶어지는 등 하루에도 몇 번씩 갈팡질팡 하는 마음은 사별 후 누구라도 겪을 수 있는 마음일거라 생각합니다.
대개는 고인의 사망에 대한 상실감 자체를 회피하거나 억누르는 모습들이 많은데 'ID 쌕쌕이' 님은 자신의 감정을 마주하고 표현하고 계시는 것 같아 같은 유족의 입장에서 감명받았습니다.
사별 후 경험하는 애도 과정으로 감정이 정지되기도 하고, 현실 더보기 전체 내용은 글쓴이에게만 보입니다.
오빠야 오늘은 또 오랜만에 집에왔다 전에랑은 다른 의미로 오랜만에 집에왔다 설에 계속 있을때는 몰랐는데 오랜만에 오니까 오빠야 방 보는게 너어무 힘드네. 정리해보겠다고 다들어엎었다가 이름적힌 군복 잔뜩 나와서 이래저래 걸어놨더니 더 슬프다. 방도 치워보겠다가 몇번이나 들어갔다가 매일 통곡하면서 나오고 이거 계속 반복중이다. 집에 오는 길에 정말 여러가지 생각이 나는데 처음 소식듣고 무너져서 엉엉울다가 겨우 집에오던거, 마치 여행간거같아서 들어가면 또 괜찮은거 같던 그런 날들, 미뤄놓고 처리 못하던 일들. 내 일.. 사실 생각해보면 백수로 놀던거에서 겨우 한두달 추가됐을뿐인데, 그리고 그전이랑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정신이 망가졌는데 뭔가 집에 오기전엔 늘 정리하고 다음단계로 가야지, 갈 수 있겠다 이런 헛된 희망이 든다. 오빠야 내가 그날 집에 있었으면 그래 못했겠제 ... 요새 드라마에 과거시간대로 돌아가는 기계가 생겨서 나오더라고 내가 늘 말했던 클라우드 인거같다 ... 나는 업로드 돼서 계속 살고 싶다 했는데 내 주위에는 아무도 안오고싶다카네 ㅋ 소용없다. 다 불러가 꼬 오손도손 살거다. 나도 온가족 모여서 살아볼거다 . 곧 49제인데 아빠제사도 겹쳐뿌따. 아빠밉다. 다밉다.
너무 무관심한건 아닌가 내가 도망치고 있는건 아닌가 생각했었는데 너 또한 도망치고 있었구나
한번만 안아주거나 손이라도 잡아줬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한게 너무 후회된다
너무 무책임하고 무능력하고 한심한 오빠라서 미안해
남의 이야기라고만 생각했었는데..설마라고 생각했었는데
내가 이렇게 바보같은 사람이었는지도 모르고 난 너무 쉽게 세상을 생각했던거 같다
이젠 너한테 미안할 마음을 전할 기회조차 사라졌는데 난 어떻게 해야 하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