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 이상하지 언니가 죽은 지 벌써 2년이 다돼가는데 나는 초반에 언니랑 같이 죽는 꿈, 언니가 죽으라고 약 주는 꿈 꾸다가 또 한동안 안 꾸다가 요즘들어서는 갑자기 또 언니 꿈을 많이 꾼다. 요즘엔 그냥 언니가 죽게 된 원인에 대한 슬픈 꿈을 생생하게 꾼다거나... 아니면 오히려 언니가 아직 있는 것처럼 헷갈리게 정말 일상적인 꿈을 꾼다. 그냥 내 꿈 속에 등장인물로 나와서 살아간다. 얼마전엔 언니가 꿈에 나와서 나한테 강아지랑 고양이 돌보는 일을 맡기더라. 깨고 나면 정말 기분이 이상하더라. 공통점은 있다. 내 꿈에서 언니는 늘 아프고 힘없는 모습으로 나와. 살아생전 언니에 대한 이미지가 그랬나봐. 아무튼 언니가 꿈에 나오는게 그냥 혼란스럽다... 솔직히 2년이나 됐는데 아직까지 난 언니가 어딘가 살아있을 것만 같고 못 믿겠다. 주변 사람들이 트루먼쇼처럼 짜고 치는 것 같아. 차라리 그랬으면 얼마나 좋을까
아빠. 벌써 한달이나 지났네. 거기서는 행복해? 여기서는 맨날 아팠는데. 맨날 아픈데만 얘기해서 별로 안아픈데 관심받으려고 꾀병부리는 줄 알고 짜증내고 무시했는데. 관심 좀 줄걸 그게 뭐가 그렇게 어렵다고 그치. 나 벌써 기말까지 다끝나고 실습간다. 실습갈 때 숙소 잡으면 아빠가 데려다줬는데 이제는 짐 끌고 혼자 가야하네. 아빠는 그래도 많이 해줬는데 나는 그만큼 못해줘서 미안해. 나 이번에 시험공부하면서 너무 힘들었다? 당뇨병이 나오는데 당뇨환자들은 조금만 해도 피로가 쌓이고 힘들어한대. 아빠 운전 조금만 하고 오면 힘들어하고 맨날 누워있었잖아 옛날에는 그게 그렇게 싫고 한심해보였는데 공부하면서 너무 후회되더라. 집에 오는 길에 종현이 부른 하루의 끝 들으면서 많이 울었어. 가사가 너무 아빠한테 해주고 싶은 말이어서, 아빠가 정말 듣고 싶은 말이었겠다 생각이 들더라. 아빠 수고했어 고생했어, 지옥같은 세상에서 버티느라 정말 수고 많았어. 나도 맨날 집에 혼자 있으면서 아빠 기분이 이랬겠구나. 정말 외로웠겠구나 해. 거기서는 제발 아프지 말고 행복하게 웃으면서 지내. 내가 아빠 생각 많이 할게. 나중에 아빠 생각해도 울지 않고 웃으면서 생각할 수 있을 때까지 평생 계속 할게 아빠. 이제와서 이러는거 얄밉겠지만 그래도 아빠 사랑했어 알지? 아빠 마지막 가는 길은 정말 안 아팠었으면 좋겠다. 정말 자다가 간거였으면 좋겠어. 아무고통 안느끼고... 아빠 생각날 때마다 글쓸게 아빠 사랑해 수고했어 고생했어 이제는 푹 쉬면서 조카들 크는거 보구 나 크는 거 봐ㅎㅎㅎ알겠지?? 사랑해 시간되면 꿈에 나와서 한번 웃어줘. 저번에는 안아줘서 고마웠어 사랑해
아빠...
뭐해?
난 이제 애들 다 보냈어.
힘드니까 쉬엄쉬엄 일해.
엄마는?
아~
난 오늘 알바가.. 응 ㅋㅋ ㅋㅋ
왜 더 통화 할래.
조금만 더 ...나 저기 갈때까지 통화해.ㅋㅋㅋ
알겠어요 끊을게...
이따 전화 할게...
아니야 ㅋ 응..전화할게요...
이렇게 딱 5분만....
아빠 딱 5분만...
아빠..잘지내고계셔요?
그동안 별일없이 지내다 .아빠를 잊진않았지만
그렇게 많이 찾지않았네..
힘든일이 있으면 아빠가 더그립고 찾게되면서
..아빠가 가고나서 나는 많이 달라진거같애
뭔가 나를잃어버린거같아..
아빠..나 이제 딸둘 엄마됐어
아직도 철부지 막내딸같은데..
아이와 얘기하다보면 어릴때 아빠와 나눴던얘기며 집이며 모든게 생생히 떠올라
그립고..마음이 아파
살아생전 아빠의 발자취를 따라가다보면
아빠의 인생이 서글프고..가슴아파
그래서 더 죄책감이 큰거같아
어떤날은 아빠의죽음에 내 어두운인생을 원망하는 이기적인 날들도 있고..아빠가 힘들다고 말했을때 따뜻한 말한마디 못한 내자신에 화도나고..죄스러워
아이들과 있다보면 잠시 행복한데 그것마저.
죄책감이드는데..어쩜좋지?
그냥 ..아빠한테 너무 죄송하다고..
이제 편히 사시라고..
아빨 너무 사랑해서 그랬다고..
모든게 내탓이라고
...다시만나면 .
아빠..너무..죄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