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 안녕
예전엔 오빠 생각이 많이나서 여기 꽤 자주 들어왔던거 같은데 한동안 뜸했지
오빠 이번주가 오빠가 하늘나라로 간지 딱 2년 되는 날이야. 작년에도 11월에 꽤 힘들었던거 같은데 올해도 쫌 힘드네.. 그냥 오늘은 오빠가 간지 2년밖에 안됐는데, 이 슬픔을 10년,20년.30년 이상을 어떻게 견딜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을 했어. 사실 나 꽤 괜찮았거든? 근데 오늘은 가만히 있는데 그냥 눈물이 나는거야
나 진짜 괜찮았거든.. 친구들이나 지인이 안부 물어보면 당당하게 이제 좀 괜찮다고 걱정말라고 했는데 또 처음처럼 무너져 내릴까봐 너무 무섭고 그립고.. 오빠가 원망스럽고 그래
작년에 내가 진짜 너무 힘들때 오랜만에 엄마따라 교회를 갔는데.. 너무 외롭다고 다들 형제가 있는데 나만 없어서 너무 외롭다고.. 힘들기보단 외롭다고 울면서 기도 했는데.. 목사님께서 외로워 하지말라고 다 지나간다고 내맘을 아는 것처럼 말씀을 하셨었거든
사실 오빠가 살아있을 때도 오빠가 벌린일 수습 하느라 가슴이 많이 답답 했었는데 지금은 아예 없잖아. 이세상에 오빠가 없은게 더 힘든거 같아.
나 이제 내년에 결혼도 하는데 오빠가 없다. 딴건 모르겠고 오빠 노래는 잘하잖아. 오빠가 축가 불러주면 딱일텐데 말이야. 그냥 요새 드는 생각이야..
오빠, 우리 다시 볼 수 있을까? 그동안 있었던일 다 말해주고싶은데.. 다신 못만날까봐 그것도 무섭다. 하…
시간이 지나면 또 무뎌지겠지만, 가슴 속엔 항상 오빠가 있다는거.. 내 형제가 있다는거 안잊을꺼야.
여행하다 생각나면 내 꿈에 들려서 안부 좀 전해줘.. ㅇㅇ이랑 엄마 아빠는 걱정하지말고 내가 매일 하는 기도대로 오빠가 다음 생에 태어날때는 돈많은 집안에서 몸도 마음도 건강하게 태어났으면 좋겠다.
이젠 힘들어 하지말고 편히 쉬어
이번주에 오빠 있는 시골에 갈꺼니까 그때 보자
안녕
놀러다니는거 진짜 좋아했는데 여기저기 놀러 잘 다니고 있엉? 요새 날이 추운데 엄마 내가 엄마 닮아서 추위 많이 타잖아~ 엄마두 따시게 다녀.
엄마 옛날에도 늘 나는 엄마만 보고 엄마 위해서 살았잖아. 지금도 늘 평생 내가 죽을때까지 나는 계속 엄마 위해서 살꺼야. 나는 엄마가 내 항상 옆에 있다고 생각해. 그러니까 놀러다니다가도 꼭 내 옆으로 오고 해줘. 나 엄마가 부끄럽지 않게 자랑스럽게 정말 잘 키웠다고 누구나 말할수 있게 엄마 위해서 살게.
아빠 낸데 우리 마지막으로 보고 내가 얼마나 컸는지 아나? 내 있다이가 군대갔다가 잘맞아서 말뚝도 박고. 특전사 중사달고 전역했다 아빠는 방위출신이다이가. 내 그래서 이제 아빠 이길 수 있을지도 모른다. 또 성이는 얼마나 마이컸는데. 아빠가 말해준 3부자가 곰 때려 잡는법 그거 없이도 우린 가능할지도 모른다ㅎ 그리고 엄마는 아빠가 사랑한 엄마는 아빠가 버리고간 엄마는 마이 늙었다. 내가 그걸 보는게 얼마나 싫은지 모른다. 또 엄마가 얼마나 힘든지 내가 알기 싫다. 아빠 왜그랬는데 왜 엄마놔두고 갔는데 마지막 말이 웃으라고하는건 뭔데. 아무리 술 마셨어도 그게 뭔데 말 좀 해봐라. 내가 무슨 심정으로 교회가는지. 얼마나 마음골이 깊어졌는지 아나? 그니까 아빠 다시 온나 그냥. 지금 오면 다 괜찮지 않겠나? 어디 숨어있지 말고 그냥 온나 내 다 안다 그냥 온나 아빠야 온나 할아버지 돌아가신거는 봤제 보고갔제 아빠는? 할머니 같이보러가자 온나 내가 운전해줄게 아빠. 내 이제 운전도 잘한다 할 줄 안다 와서 함 타봐 아빠 길 갈켜주는거 좋아하잖아 온나 보고싶다 지금은 아빠가 그냥 오는게 제일 내가 생각하기 편하다 아직까지도 그러니까 하나도 뭐 안물어볼테니까 온나 내가 아빠 나이보다 더 먹기전에 제발 그전에 제발 온나그냥 좀 와라 내가 잘못했으니까 온나 보고싶그루 온나
며칠 전에 DVD를 보려고 씨디롬을 하나 샀는데 작동이 안 되더라고요 컴퓨터에 대한 건 뭐든 알았던 삼촌한테 연락 드리려고 했는데 나중에 해야지 하고 미루다가 영영 못 하게 됐어요... 전화 한 통 드렸으면 어떨까 후회를 많이 해요 그래도 삼촌이 그런 선택하신 이유가 분명히 있겠죠? 그래도 너무 보고싶고 슬퍼요
삼촌 베트남에서 많이 외로우셨죠 제가 한 번씩 연락도 드리고 해야하는데 스무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겪은 풍파가 너무너무 많았었어요 저도 삼촌처럼 같은 선택 할 뻔한 적이 많았거든요 그래서 삼촌 마음이 너무 이해되고... 슬퍼요
한편으로는 왜 말도 없이 훌쩍 가버리신 건가 하는 원망도 들어요 마지막으로 뵀던 게 설 때잖아요 저 간호사 실습할 때 팔에 주사 꼽게 해주신다 했잖아요 약속 지키셔야죠... 그래도 공부 열심히 해서 열심히 살아내서 꼭 자랑스러운 간호사가 될게요 항상 지켜봐줘요
나중에 잘 돼서 돈 많이 벌면 삼촌이랑 고모랑 가족들한테 꼭 받은 거 다 갚아야지 하고 생각했는데 그래서 너무 안일하게 살고 있었는데 삼촌이 갑작스럽게 가버리시니까 정신이 드네요 왜 이제서야 정신 차린건지 저도 제 자신이 너무 못난 거 같아요 삼촌 떠나신 이후로 삼촌이 잘해주신 거만 자꾸 생각나요 도어락 잘못 만져서 휴대폰도 없이 집에 못 들어가던 저 위해서 옥상에서 베란다로 뛰어내리셔서 문 열어주셨잖아요 필요하다고 하면 아이패드고 컴퓨터고 프린터기고 다 갖다 주셨잖아요 인터넷 잘 모르는 우리 아빠 위해서 공인인증서랑 뭐랑 암튼 해주신 게 너무너무 많아요 아직도 삼촌 무릎에 앉아 있던 게 생각나요 바빠서 자주 못 오시던 삼촌이 정장입고 오셔서 저랑 첫째조카오빠 그때 180은 됐을 텐데 같이 앉아서 엄청 웃겼는데요... 되돌아보니 엄청 즐거웠네요 항상 표현 넘치시고 다정히 대해주셨던 삼촌이 계속 생각나요 전 아무것도 못 해드린 걸요... 그당시에 낯도 많이 가리고 싹싹하지도 못해서 사랑한다고 말 한 마디도 잘 안 해드렸네요... 못 뵌동안 성격 바뀌어서 지금은 수백만번도 더 해줄 수 있는데... 코로나만 아니었으면 추석 때 오셨을 텐데 그럼 달라졌을까요?
가족들 모두 다 힘들어 하세요... 다른 분들은 얘기만 들었지만 우리 아빠는 맨날 옆에서 보잖아요 너무 힘들어하세요 매일을 술로 보내세요...삼촌 그냥 모른 척 해줄 테니까 돌아와주면 안 돼요? 사고치고 다녀도 좋으니까... 언니랑도 통화했는데 언니도 많이 힘들어해요 제일 큰 언니라 괜찮아야 한대요 너무 마음 아프고 눈물나요
베트남에서 오는 길이 너무 멀었죠... 그래도 삼촌 둘째아들이 든든히 모시고 와서 다행이에요 우리 저번주에 우리 품으로 돌아온 삼촌 따뜻하게 안아드렸어요 이제 괜찮아요 삼촌 그동안 너무 감사하고 행복했습니다 삼촌 생각해서라도 저 하고 싶은 거 다 하고 살게요 행복하고 웃는 모습으로만 지낼게요 우리 가족 모두 다 그럴거에요 삼촌 사랑해요! 그곳에선 편하고 행복하시길 빌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