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있지? 보고싶네
아직도 오빠의 꺼진 전화기가.. 오빠가 죽었다는걸 증명하는거 같아서 전화를 걸진 못하지만
요샌 상담도 받고 잘지내고있다.
처음에는 오빠가 원망스러웠는데 요새는 웃음나오는 일들만 생각나더라
그래도 아직 오빠가 너무 그리워서 이번주에 오빠한테 가볼라고
나 잘지내고있고 너무 걱정하지말라고 얘기하러 갈라고
잘지내는거지? 나한테는 너무 미안해하지마
그냥 맘편하게 있었으면 좋겠어.
엄마 아빠 ㅇㅇ이는 모두 잘지내고 있으니까 걱정하지말고
잘될꺼야 오빠
그리고 오빠 마음 몰라줘서 미안해
하늘에서 잘 지켜봐줘
다음생에 또보자.. 꼭 내동생으로 태어나. 내가 잘 보살펴줄께. 마음 잘 헤어려줄께
이번생에 못했던거 다음생에 원없이 해
사랑해 오빠
엄마
같이 벗꽃구경하면 얼마나 좋을까
애기들 크는거 같이 웃고 살면 얼마나 좋을까
조금만 버티지..
아빠는 아빠의 잘못으로 애기가 됐으니
나도 오빠도 무조건 엄마 편이였으니 엄마가 편한대로 해줬을텐데...
무뎌지지 않아 안 슬프지 않아 괜찮지 않아
매일 밤마다 울고 자
엄마가 많이 사랑했던 우리 애기가 이랬을땐 할머니가 좋았고 저랬을땐 할머니 귀여웠대
우린 매일 그리워하고 보고싶어하고 난 매일 밤을 슬프고 후회하고 아프고 죽고싶고 그래
잘 살아야지 하다가도 내가 악착같이 사는거 같아서 미안하기도 하지만
애기들땜에 어쩔수없이 산다는건 엄마도 알아줘
앞으로 난 40년만 더 살다가 엄마 있는데로 가고싶은데...
남은 생이 몇년일지는 모르겠지만
엄마 그리워하면서 애기들 키우면서 웃고 살께
나중에 나 만나면 화내지말고 나 안아줘
엄마없이도 잘 살아냈다고
언니가 제주도 오기로 하고 내가 얼마나 좋아했고 기다렸는지 모르지
내가 그 말을 안한거 같더라고
나 매일 하루에도 열두번씩 다음주에 언니온다 이번주에 언니온다 내일 언니온다 중얼거리면서 언니 기다렸는데, 그 말을 못해줬더라
내가 언니 얼마나 좋아하고 사랑하는지 언니가 알았다면 좋을텐데,
미리 말 못해줘서 미안해
언니가 생각하는거보다 훨씬 더 언니 좋아하고 사랑해
보고싶어 언니야
내가 여기라도 자주 올게
언니
우리언니
소리내서 부르고 싶은데 언니가 없네
나를 세상에서 제일 사랑한다더니 헤어짐을 얘기한 내가 세상에서 제일 미워져서 벌을 준거니
나는 너 없이도 잘살거라며 니가 마지막에 그랬잖아
근데 사실 나 잘 못지내
하루가 너무 길고 빨리 이 고통이 끝나는 길만 찾고 있어
너의 가족들의 슬픔을 보고 우리 가족도 많이 슬퍼할꺼라 참아보려 했지만 점점 지쳐간다.. 우리의 가족들은 도대체 무슨 죄를 지으셨니.. 그날로 돌아가고 싶어 내가 다 미안해
니가 기다린다고 했으니 늦지 않게 갈께
오빠 잘 지내?
요즘 어때? 거기에선 행복해?
별일은 없지? 아픈데는 없고?
아빠는 만났어? 아빠가 뭐라고 안해?
왜이렇게 빨리왔냐고 혼내지 않았어?
벚꽃 봤어? 너무 예쁘더라.
요즘 햇살 좋으니까 좋은 곳 많이많이
여행도 다니고 그래
아까 옛날 어릴때 나왔던 가수들 노래를 들었는데 오빠생각나더라.. 그때도 힘들었지만 힘들었던 그때가 행복했던 시절이였어 우리에겐. 그때로 다시 돌아갔으면 좋겠어. 어릴적 그때로 돌아가서 다시 시작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시간이 왜이렇게 빨리 가지?
하루는 너무나 긴데..
오빠가 먼 여행을 떠난지 벌써 한달이 다 되가.. 우리는 잘 지내보려고 노력하고있어
집이 너무 허전하고 오빠 빈자리가 너무 크지만 조금씩 일상으로 돌아가서 적응해가는중이야..
오빠 우리 걱정은 하지말고 제발 그곳에서는 외롭지말고 하고싶은거 다하고 가고싶은곳 다가면서 재미나게 즐겁게 행복하게만 지내줘.. 오빠말처럼 오빠가 잠시 멀리 여행을 떠난거라고 생각하고 우리 남은 가족들 이곳에서 해볼 수 있는거 다해보고 최대한 늦게 오빠 있는곳에서 다시 만나자.
그러니까 그때까지 오빠도 그곳에서 원없이 하고싶은거 다해보면서 기다려줘
나중에 다시 만나 오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