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부니 당신 생각이 간절하네 당신의 선택을 존중해야하나?
당신 생각이 떠올라서 살기가 힘드네 살아갈수 있도록 지켜주지 못해서 정말 미안해 당신을 따라가고 싶어 그런데 남은 가족때문에 할 수가 없네 내가 겪어보니 너무 너무 힘들어 이해해줘 천국에서 잘 지내고 이 다음에 만나
아빠 안녕
벌써 15년이나 됐네
공부하다가 우연하게 여기 들어왔어
그동안 사실을 마주하는게 너무 힘들어서 줄곧 외면했어
아빠 나는 여전히 아빠가 많이 보고싶어
이유라도 좀 알려주면 참 좋을 것 같다
내가 다 미안해
여름 되면 가끔 화장실에 하루살이들이 있는데
내가 물로 위협 해도 도망치지 않는 걸 보면
아빠가 환생한것 같아 꼭
목숨을 걸어서라도 나를 보고 싶어하는거라고 문득 착각하게 돼
한 번만 안아봤으면 좋겠다
아빠라는 말 안 해본 지 15년이나 되니까 무슨 느낌인지도 이제 잘 모르겠다 사실
아빠 아직도 나 많이 사랑하지?
아빠 나 요즘 공부도 정말 잘 하고 정말 잘 살고 있어
이제 영어도 너무 잘 하고 공부도 잘 해...
하늘에서 친구들한테 내 자랑 많이해
근데 아빠 하나만 부탁할래
우리 엄마 제발 안 아프게 도와줘
엄마도 사라지면 나 너무 버티기 힘들 것 같아 알겠지?
우리 가족 안 아프게 조금만 도와줄 수 있지?
사랑해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고 푹 쉬어
오늘 오빠가 좋아했던 노래들이 들려온다.
힘내라는 노래도 있고
세상 덧없고 미련없는 노래도 있고.
다 오빠 마음이었겠지.
가족 생각에 가고싶었던길 주저앉고 망설이고 했겠지.
가족 생각에 더 잘 살아보고도 싶었겠지.
말라가던 오빠를 왜 알아채지 못했을까.
다 더워서 반팔을 입었던 때에도 추위를 너무 많이 타던 나조차도 더워서 반팔입을때에도 춥다고 자켓까지 걸쳤던 오빠를 보며 왜 난 그려려니 했을까.
가고싶은 마음 붙잡으며 꾸역꾸역 사느라 얼마나 힘들었을까.
오빠와 마지막으로 갔던곳이 벚꽃으로 유명한곳이더라.
그 날 사진 다시보니 너무 많이 말랐고
표정도 참 슬픈 웃음이었는데 도대체 난 그날
함께 있으면서도 뭘 봤을까.
도대체 뭐했을까.
보고싶다.
맛있는것도 같이 먹고싶고
좋은 곳도 가고싶고
예쁜옷도 입혀주고싶고.
해주고 싶은게 넘 많아.
오빠가 괜찮다며 사양했던것들이 미안해서
그랬다는걸 나는 왜 이제야 알아채는걸까.
내가 너무나도 미워서 견딜수가 없다.
괜찮은척 사는것도 싫고
웃기싫은데 웃는것도 싫어.
마음에 분노가 가득 찬거같아.
금방 터져버릴 풍선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