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은 가족들이 고인을 추모하는 글을 올리는 곳이지만, 저처럼 본인의 삶이 버거워서 내려놓을까 방황하다 찾아온 분도 많을 것 같습니다. 저도 몇달 전까지 실패한 삶이 부끄러워서 매일 매순간 죽고만 싶었고, 여전히 실패로부터 벗어나지 못하고 고통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죽어야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습니다. 당신이 어떤 분이거나 저보다는 떳떳하고 멋진 분일 것으로 생각합니다. 저도 살아가려 하니 당신도 꼭 살아가셨으면 합니다. 비참하게 되어도 할 수 있는 일을 하며 어떻게든 살아가는 사람이 있다는 산 증거로서, 실패했어도 살아가는 것 자체로 삶에 가치가 있습니다.
우리나라 왜 이렇게 자살이 늘어나는걸까요. 막상 우리집 일이 되고 보니 참으로 삶이 힘들고 어려운 사람이 많다는것에 마음이 아픕니다.
어떻게 노력하고 애를 써야 이런 일들이 줄어들지 걱정입니다.
나부터 뭘 어찌해야할지...
모두 주어진 삶을 묵묵히 잘 버텨내길 바랄뿐입니다 ㅠㅠ
거기는 편해? 벌써 4개월이나 지났더라. 난 아직도 얼마전에 일어난 일 같고 언니가 얼마전까지만 해도 살아있었던 것 같은데..... 현실을 마주하지 않으려 언니 장례식에도 일부러 안 갔더니 요즘도 문득문득 언니가 진짜 죽었을까 분간이 안 가. 나도 죽고싶은데 언니도 오랜시간 죽고싶었고 나처럼 우울증을 가지고있었다니... 언니는 무관심 속에 죽은걸까? 다시 살아돌아와도 사실 전보다 더 잘해줄 자신은 없어. 이런 내가 나쁜걸까.. 언니가 죽고 나서 엄마아빠가 나까지 죽지말라고 오열을 해서 난 못죽게 되었어. 그냥 죽기 무서워서 대는 핑계일지도...... 어제는 우리집 강아지 호두 미용을 내손으로 했어. 털이 많이 자랐거든. 언니 죽기전에 마지막으로 호두 미용이라도 해주고 죽지 그랬어.. 언니가 잘하는거잖아. 언니랑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나눴던 간질거리는 대화가 떠오른다. 그래도 진심이었는데 언니한텐 통하지 않았나봐..... 겨우 그거 하고 난 할만큼 했다고 손놓은 내가 잘못이었나 싶기도 하고.. 난 요즘 잘 살고 있는지 잘 모르겠어. 그냥 멀쩡히 살고는 있어... 자해나 자살생각도 요즘엔 안하고.. 부모님봐서 살아야겠다는 생각에 그러고있어. 그래도 문득 삶이 너무 덧없다....언니 죽은것도 안 믿겨지고.... 죽으면 정말 편해지는걸까 언니가 죽고도 아무것도 없었던 것처럼 돌아가는 세상이 신기하고 허무하다. 요즘도 언니 생각이 수시로 떠오르고 눈물이 나고 언니가 자연스레 살아돌아오는 꿈을 가끔 꾸곤 해.
잘지내지?
벌써 6개월이 지났네...
거기선 안아픈거지? 속상하고 슬픈일도 없는거지? 엄마는 잘 지내려고 노력하고있어..
시간이 흐르고있지만 엄마 마음은 늘 그때 그시간으로 되돌아가서 늘 그때로 정지해있는거같아..네가 힘겨워 할때, 정상적인 일상생활을 할수있을꺼란 실낱같은 희망을 놓을수가 없어서 엎어진 너를 계속 일으켜세우고, 다시 널 그속에 몰아넣고 멈추면 안된다고 다그쳤던 그때의 엄마가 도저히 용서가 안되네...그리고 너무,너무
후회가 되네... 늘 네곁에 있다고 항상 네편이라고 아빠랑 엄마가 매일 널 안아주고,사랑한다고 말했었잖아...진짜야, 그거 진짠데...
내 아까운 보물, 내 소중한 아가...
아빠랑 엄마가 잘몰랐어..그래서 니맘을 더다치게 한거같아..네가 아프고 싶어서 그런건 아닌데...아빠는 그리고 엄마는...늘 예쁘게 잘해오던 네가 무너지는 모습이 참 낯설었나봐...
아빠가 의지가 약하다고 널 질책하고, 그런 아빠를 싫어하던 너...아빤 똑똑하고 항상 바른 아이였던 네가 마음의 병이 생긴게 네의지가 강하지 못해서 이겨내지 못하고 무너진거라 생각했나봐...잘몰랐어, 엄마도 아빠도..네가 퇴원하기전 너에게 도움줄순 없을까 하고 칮은 상담센터에서 부모상담 받으면서 아빠도 많은걸 느낀거같더라...안한다할줄알았는데 네 아빠 정말 열심히 하고 반성하는 모습이었어...
혹시나 너무 늦게 우리가 널 그 긴 늪에서 건져낼려고 한거였을까..너무 늦어버린 걸까...
조금만 더 빨리 시작했다면 달라졌을까..?
널 지키려 무던히 애쓰던 우리가 네 눈에 보였었나...넌 가면을 쓰기 시작했고, 엄마는 바보같이 속았어...아빠가 들뜬 마음으로 우리 큰딸 널 데리고 힐링 다니겠다고 텐트를 사가지고 온 그날 우리 곁을 떠나버린 너...
미안해, 힘들어하며 우는 널 안아주며 달랬지만
엄마의 다독임이 널 지켜내진 못했어..
30분도 안되는 그 찰나의 순간에 널 놓친후
엄마의 세상은 그 시간안에 멈춰져있어..
엄마가 너의 외출을 허락하지만 않았어도,엄마 곁에 널 붙들어 놓고 그 밤 널 꼭안고 내내 널 꼭 껴안고 아침까지 잤더라면...무수히 많은 후회들만 계속하고 있어...
참, 거기가니깐 누가 마중나오지 않던?
연두..연두 있잖아...만났어?
애완견들은 먼저 하늘나라가면 식구들 마중나온다잖아...
잘만나서 놀고있는거야?
거기선 행복한거지?
내 불쌍한 아가...행복하렴,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