욱아
누나 집에 왔어
어느덧 내일모레면 너의 49재네,,
누나 집에 온다고 하면 너는 항상 외출복으로 갈아입고
누나랑 나가서 술 한잔 하려고 준비하고 있었는데..
없어..너가 집에 없어..
지금 이 시간이면 너랑 술 한잔 하고 기분 좋아서
노래방에서 신나게 놀고 있을텐데..
이젠 집에 내려오는 즐거움이 없어..
너 보러 내려온다는 생각으로 설레고 즐거웠는데
누난 또 이 늦은 시간까지 잠 못자고
너 방만 쳐다보고 있어..
너가 집에서 지냈던 모습들 하나하나 떠올리면서
생각나는게..마음이 저리고 눈물나네..엄청 보고싶어..
현관문 비번 누르고 거실문 드르륵 열고 고양이마냥 너 방으로 쏙 들어가는 너의 모습이 자꾸 눈에 아른거려..
엄마는 새벽마다 눈 뜨시면 너 사진 보면서 조용히 흐느끼신다..
집에 있어야 할 너가 없다..집에 있어야 할 너가 없어..
집에 있어야지 어디가서 안오는거야 울욱이
누나 집에 있는동안 먹고싶은거 있으면 말해
사줄테니까, 같이 맛있는거에 소주 한 잔 하자
정말 많이 보고싶어 욱
오늘 꿈을 꿨었어. 나쁜생각하고 있는 오빠야 막을려고 엄마랑 의논하고, 오빠가 집오자마자 치킨시켜서 화목하게 먹으면서 사실 오빠가 나쁜 생각하는거 알았다고, 이제 잘해줄테니까 그런생각 절대하지말라고... 오빠도 알겠다는 식으로 대답했었고, 화목하게 웃으면서 꿈이 끝났어.
그러고 꿈에서 깼을 때 오빠가 없는게 현실이더라.
어떻게 이렇게까지 나를 힘들게 하냐..
오빠랑 같이 밥먹을때 밥먹으면서 폰만지고 그런거 짜증났었는데, 지금은 그냥 그립다. 같이 티비보면서 치킨먹고 싶다. 오빠가 치킨시키면 맨날 양보해줬잖어...
오빠랑 한번씩 카페쿠키 주고받던것도 기억나서 쿠키같은거 못먹겠더라. 보고싶다
내가 너무 못해준게 후회된다.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모르겠어.
난 내가 가장 고통스럽게 죽어야한다고 생각해.
오빠에게, 우리 가족에게 너무 큰 죄를 지어서..
언제쯤 오빠를 다시 볼 수 있을까?
하늘에서 잘지내고 있지? 사실 사후세계같은거 믿어본적없는데, 오빠때문에 요새 믿는다.
살면서 힘들었던 만큼, 하늘에서 보상받고 있을거라고 생각해. 사랑하는 우리오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