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오랜만이야 나는 하루하루 바쁘게 살아가고있어. 자주보러 가는게 목표지만, 엄마 말대로 살아있을때 잘했어야지 이제와서 발악 해봤자 뭐하나 싶기도 해. 미안해.
얼마전에 오른쪽 다리를 다쳐서 꿰맸을때, 너무 아프고 갑갑해서 한바탕 울었었어. 그런데 오빠는 마지막까지 얼마나 아팠을까 하는 생각에 너무 괴롭더라.
왜 마지막까지 편하지 못한 길을 선택한거야...
그렇게 밉고 싫었다면 보란듯이 악착같이 살아서 복수하지....
너무 보고싶다 한번이라도 말해볼 기회가 있다면 더이상 바랄것이 없을텐데
너는 지금 어디까지 갔니.
그 추운 곳에서 너 혼자 외롭게 갔을 생각을 하면 언니는 너무 마음이 아파.
그곳에서 혼자서 길을 헤매는 것은 아닐까.
후회하고 있거나 무서워하고 있는건 아닐까.
밤에 자리에 누우면 그런 생각이 많이 들어.
차라리 그냥 영혼도 없고 사후세계도 없었으면 좋겠어.
살면서 계속 힘들어했으니까 그냥 니가 끝낸 그 순간부터 차라리 아무것도 없었으면 좋겠어.
매일 잠도 못 잤으니까 그냥 잠자는 것처럼 그렇게 끝난거였으면 좋겠어.
니가 그렇게 되고 아빠가 너무 미웠었는데
정작 니 언니라고 제일 가까운 가족이라고 했던 나는 너에 대해 아는게 너무 없었더라.
니가 얼마나 고통스러웠는지 제대로 알아주지도 못했더라고.
마지막 병원 다녀왔다는 그 말을 믿지 말았어야 하는데.
사실 다른 누구보다 제일 잘못한건 나인것 같아.
낮에는 애들이랑 니 형부랑 지내면서 평소처럼 지내고 있는데,
며칠이나 됐다고 평소처럼 생활하는 건지 내 자신이 참 이상하게 느껴져.
너랑 자주 다니던 곳들 언니는 당분간 다니기 힘들것 같아.
니가 발견된 그곳도 언니는 가기 힘들것 같아.
그냥 미안해 모든 것이 다.
너한테 받기만 했는데 나는 아무것도 해주지 못했다는 생각에 미안하기만 하네.
네 고통도 아무것도 몰라준 내 스스로가 원망스럽다...
니가 그 추운 곳에서 헤매고 외로워하고 갈등했을 것을 생각하면 나는 숨이 막혀...
그냥 너를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다..
언니 꿈속에 한번만 웃으면서 인사해달라고 부탁해도 될까.
유서도 아무런 인사도 못해서 꿈에서라도 너랑 인사하고 싶어.
니 웃는 얼굴 꿈에서라도 너무 보고 싶어.
나는 니가 간게 아직도 믿기지가 않고,
믿고 싶지 않고, 보내고 싶지도 않았지만..
그래도 이제는 모든 짐 아팠던 기억 다 내려놓고 편히 쉬어.
부디 그 곳에서는 혼자 외로울 일 없었으면 좋겠어.
여기 다 잊고 우리 가족도 다 잊고 나도 잊고 이제는 편하게 쉬어.
얼굴보고 얘기 못할거같으니까 여기에라도 적어야겠다. 엄마 아빠 나 요즘 많이 힘든거같아 그냥 내가 무언가 하는것도 아니고 뭘 할 생각도 못하는데 나 많이 힘든거같아. 얘기할곳도 없는거같고 친구들도 너무 힘들어해 나 되게 괜찮은 척 아무렇지도 않은척 하는데 할아버지 제사는 다가오니까 할아버지는 더욱 더 보고싶어지는데 뭘 해야되는지는 모르겠고 시간은 자꾸 지나가 뭘 하고싶은데 시작하는게 너무너무 두려운거 있지? 안좋은 생각은 작년으로 이제 끝내야지 하고 생각 안했는데 요즘 그냥 모든게 두려워서 그런 생각이 들어. 근데 내가 죽으면 누가누가 힘들어할지 너무 잘보여서 무서워. 죽는것도 무섭구 사는건 더 무서워서 그냥 있어... 할아버지한테 너무 빨리왔다고 뭐라고 들을까봐 나 그냥..그냥 있어
조금만 더 잘살다가 할아버지한테 고생했다고 안아주는걸 바라는데 이렇게 지내다가 만나서 혼이나 나는거 아닐까. 엄마 나는 사는게 왜 이리 무섭고 두려워?내가 잘못살고 있어서 그런걸까?그냥 얘기해서 고칠순 없는걸까 그냥 오늘도 그냥 있어볼게..사랑해 엄마 아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