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하나뿐인 우리 오빠. 어제 오랜만에 보니까 좋았지? 자주 와야겠다.
앞으로 먹고 싶은거 있으면 텔레파시 보내라고 장난으로 카톡보내놓고, 내가 생각해도 어이없더라.
사실은 아직도 실감이 나지 않고 방문만 열면 오빠야 있을 것만 같아. 아직 오빠랑 의논할 것도 많고, 조언같은거도 서로 주고 받고 싶은데, 오빠야가 없어서 아직도 혼란스러워.
남들이 보면은 내가 얼마나 애틋했다고, 오빠야랑 얼마나 친했길래 이렇게 생각하나 할 수 있겠지만,
나는 오빠야한테 너무 못해준 기억말고는 없어서 하루하루 마음이 너무 아파. 오빠야가 힘든일도 많았고, 몸도 많이 안좋았잖아. 사실 다 알고 있었는데 나 먹고 노는데 빠져서 모르는척하고 그냥 넘겼어. 그리고 맨날 오빠야한테 화풀이하고 무시하고 오만 나쁜짓 많이 했잖아. 아직도 너무 후회가 된다. 동생인 나라도 서로 의지하면서 살갑게 굴었다면 이렇게 떠나지 않았을텐데, 후회하는 시간만 보내고 있어.
오빠는 잘지내고 있지? 사는동안 너무 고생 많이 했고, 사람들한테 상처도 많이 받은 만큼, 지금은 잘지내고 행복했으면 좋겠어. 행복할거라고 믿어.
그동안 너무 많이 힘들었지? 모르는척해서 미안해. 내가 너무 이기적이라서 내생각만 해버렸어.
오빠야가 떠날 생각하면서 혼자 마음아파하고 울었을거 상상할 때가 너무 슬프고 마음이 아파. 얼마나 두렵고 어려웠을지 가늠을 할 수가 없어서. 할말이 너무 많은데, 너무 많아서 그런지 정리가 너무 안되네.
내가 이렇게 못된 짓만 했는데, 하나뿐인 동생이라고 해줘서 너무 고마워. 오빠도 하나뿐인 내 오빠야.
요즘 드문드문하게 완전히 어릴때 오빠야랑 장난치고 싸우고 했던거도 생각나고, 오빠가 연상되는 물건, 음식 들이 있어. 특히 미숫가루. 나는 앞으로 절대절대 미숫가루 못먹을거 같어. 아니 안먹으려고.
나한테 먹을거 나눠주고, 생일 챙겨주고, 시험 도와주고, 필요할때마다 도와줘서 고마워. 오빠가 나한테 잘해준 기억 떠오를 때마다 힘들긴 한데, 오빠가 나한테 잘해준 기억은 평생 안고 가려고..
그리고 항상 보고싶고, 사랑한다. 오빠가 내오빠여서 너무 좋았고, 자랑스러워. 나한테 자상한 오빠가 있었다는게 지금도 감사해.
음 시간이 아주아주 많이 흘러야 오빠를 떠나보낼 수 있을런지 생각하고 있어. 미안한데 아직은 못보내.
오빠의 시간은 멈춰 있지만, 나는 앞으로도 25살의 오빠 모습 평생 떠올리면서 자주 보러 갈게.
엄마 어제 우리집에 왔었어?
우리 애기가 꿈에 할머니가 우리집에 놀러왔대
할머니랑 뭐했냐고 물어봤더니 할머니 꼭
끌어안고있었대 엄마 진짜 나빴어 내 꿈에서는
나한테 화내잖아
엄마...아빠 또 다시 안 좋아졌어
그래서 나도 오빠도 다 힘들어 오늘도 펑펑 울었어 그리고 그 짐 다 나한테 떠넘기고 간 엄마가
미워 나한테 하나도 안 미안하지?
나 이렇게 사는거 안쓰럽지도 않지?
난 오늘도 엄마가 밉다가 불쌍하다가 화나다가
또 미안하다가 하면서 계속 울었어
엄마 엄마 보고싶어
엄마가 내 인생 다 망쳐놨잖아 뭘 해도 하나도
안 행복하게 만들었잖아
나는 어쩔수없이 사는 인생인데 그래도
애기들이랑 웃고 살아볼께
그리고 진짜 미안한데 나도 아빠 진짜
미운데 조금만 더 내곁에 있게 해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