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까지 나와 부모님께 모든 걸 맡겨두고 떠난 네가 밉고, 네게 따뜻한 말 한 번 건낸적 없으면서도 어쩜 그렇게 끝까지 무책임 할 수 있냐고 떠난 널 한탄하는 내가 참 밉다.
어차피 해 줄 것을, 어차피 내가 도와줄 것을
모진 소리없이 도움을 건냈으면 어땠을까.
내가 뭘 안다고.. 전문가도 아니고 부모도 아닌 주제에 주제넘게 늘 네게 무른 부모님 대신, 한 사람이라도 네게 강하게 말 할 사람이 필요하다고 생각한 내가 잘못한 걸까?
끝까지 너에게 난 떽떽떽 잔소리하는 정없고 차가운 사람이었겠지
내가 언제 도와달라 한 적 있냐며 도와달라 전화왔을 때 난 네게 모질게 대했지. 넌 늘 그런 식이라면서. 처음이라고? 전에도 전화한거 기억안나냐고 소리치면서.
그런데 그게 우리가 마지막으로 가장 길게 한 통화였다.
후회하지 않아. 네게 모질게 말하면서 전화 끊은것도. 늘 네게 잔소리만 해댄 것도. 다시 돌아갈 기회가 주어져도 난 똑같이 할꺼야. 똑같이 모질게 칼 같이 끊어내면서.
그래도 가끔은 후회한다.
나도 착한 척 좀 할 껄.
넌 도와주지도 않으면서 네가 그렇게 전화하고나면 엄마아빠한테 쪼르륵 이르는 내가 미웠겠지.니가 전화했던 그 일도 결국은 내가 해결했다는걸 넌 알고 있으려나? 널 도와주는 엄마아빠를 내가 뒤에서 돕고 있었다는 걸 알려나?
남기는 글 하나 없이 떠난 니가 밉다가도
누나에 대해 당부하는 말 하나 남기지 않은 니가 밉다가도
그래, 나같아도 나같은 누나는 싫겠다 싶다.
그래, 난 너를 도와준 적이 없으니까.
내가 줬다는 그 도움들도 다 물질일 뿐이고 너를 위했다기 보다는 너 때문에 힘들어하는 부모님이 보기 싫어 난 부모님을 도와준거니까.
그러니 그런 네 행동이 당연한건데..
난 그런 네가 서운하고 밉다.
이런 마음을 가지고 있는 나도 밉다.
또 마음이 아파도 한 편으로는 이 고생이 끝이구나라는 생각에 맘 한구석이 편해진 내가 밉다.
가끔 니가 생각나.
밉지만 안쓰럽고 속상하고 생각난다.
날이 추워지니 네가 떠나던 날은 얼마나 추웠을까 싶다.
모르겠다
갑자기 왜 이런 생각이 들었는지. 이런 글을 쓰는지.
엄마아빠와도 얘기 할 수 없고
친구들과도 얘기 할 수 없어서일까..
인터넷에 글쓰는 것 정말 내 스타일 아닌거 너도 알지?? 갑자기 홀연듯 니 생각이나 검색하다 들어온 이곳에 주절주절 변명이나 해대고 있다니..
변명이나하는 내 행태가 참 못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