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맘껏 그리워하고 생각할수 있는
이공간이 있어 넘다행이야.
고3때까지 거의 저체중일정도로
아무리 먹어대도 살이안쪄 친구들이 부러워
하던 내딸이었는데...
작년 정신과약 후유증인지 2개월 정도만에 체중이 갑자기 불어 키164에 47키로던 네가 62,3이 되었었지...
그렇게 넘말라 고민이던 애가 과체중이 되어버린거야,순식간에...
어쩌면 그게 시작이었나봐..
체중이 불고 오랜 치료에도 점점 깊어지던 마음의 병... 감정기복이 심해지고..순간적인 기억 상실이 오고. 난폭해지고. 충동적으로 행동하고,자해와 자살시도...그러다 제정신 들면 후회하고, 죄책감 느끼며 힘들어 하는 널 보며 엄마도 같이 무너지고 있었나봐...
네 잘못이 아닌데...엄마도 사실 지쳐가고 있었나봐...나아질까, 나을수 있을까..
아프기전의 내딸로 다시 돌아올까..
사실 무섭고 겁이났어...
이지옥같은 시간이 끝이 나지 않을꺼같아서...
근데 엄마한테 희망이 생겼었지..
자해소동을 부리고 네감정을 스스로
조절하지 못한다고 네가 입원을 원했지...
그리고 많이 좋아졌잖아...
입원중에도 요가,운동등을 하며 체중을
줄이고, 밝게 지냈잖아..
네가 퇴원을 할때도 겁이났어,사실은..
반복이 될까봐..또다시 낯선 너의 모습들과
맞서게 될까봐.
근데 있잖아, 너는 다나았었어...
밝고 잘웃는 예전의 너로 돌아가있었어 ...
엄마는 희망을 봤지...
우리딸 다나았구나,이제 다끝났구나...
정말 이제 고생 끝났구나 했는데..
퇴원후 정확히 41일만에 넌 아파트아래로
네몸을 던졌지...
믿을수가 없었어..왜..? 도데체 왜?
병원치료, 센터상담..예쁘게 잘하고 많이 호전되고 있었는데 도데체 왜....
되짚어 생각해보면 너의 가면연기에 바보같고,미련한 이엄마가 속았었나봐...
힘들어하는 엄마에게 넌 괜찮은척 연기를 한거야...왜그랬어,왜....
그냥 안괜찮다고 말하지...
어쩌면 넌 준비하고 있었던 거니?
엄마를,우리 가족을 떠날 준비를...?
정말 큰이모 말처럼 엄마가 너때메 힘들어할까봐 엄마 생각해서 먼저 떠난거니?
도데체 왜그런거야...왜에.....
엄마는 아직도 이해도 안되고 널 이제 볼수없다는게 믿기지가 않아...
왜그렇게 조울,우울,광황이란 악마는 순식간에
너를 집어삼킨건지.....
길지도 않았어,2년정도 만에 그무서운 녀석들은
널 데려가버렸어.,
너는 정말 열심히 싸웠는데...치료와 그많은 약..
상담...도데체 왜...누군가 속시원히 알려주지도 않아...치료하면 괜찮다는 헛소리만 하지..
내딸은...내딸은...하라는 대로 다했는데,그랬는데..도데체..도데체...왜...
오빠 천국에서 편하게 잘있지?
살아있을때 마음 몰라줘서 미안해
난 오빠가 더 강해졌으면 했고
정신차렸음 했어
그리고 많이 사랑했고 미안해
다시 만나면 우리 사이좋게 지내자
그곳에서 나 꼭 기다려주고
하나님한테 우리 가족 지켜달라고 부탁하고 그동안 애썻고 수고했어
편히 쉬어 꼭 다시 만나 사랑해
오빠...
나 너무 힘들다. 왜 그렇게 갑작스럽게 가버렸어..
나한테 마지막 모습도 보여주지 않고.......
처음엔 믿을 수 없어서, 현실감각을 상실해서인지 그럭저럭 잘 버티는줄 알았는데
지금은 너무 힘들다. 아무에게도 티 낼수 없어서 일상생활 씩씩하게 잘하고
집에 들어오는 순간부터 내 머리와 마음속은 온통 오빠로 가득찬다.
지금은 그런 생각도해.. 오빠는 영영 떠난게 아니고, 그저 우린 이별한 것이고 나는 헤어진
오빠를 그리워하며 다시 만나고싶지만 돌아갈 순 없어서 매일 슬퍼하는 것일거라고...
매일 우리 사진을 다시 돌려보는데, 어느 순간 오빠 표정이 묘하게 어두운거 같더라..
내가 좀만 덜 징징대고 오빠 요즘 괜찮냐고 물어볼걸.. 난 왜그렇게 철없고 어렸던 걸까..
이렇게 날 원망하며 울고 그리워하다가 화도 난다 오빠..
항상 자신보다 오빠 가족과 날 먼저 생각하고, 내가 행복하면 행복하다고 했으면서...
어떻게 이렇게 지울 수 없는 큰 상처를 주고 간건지....아직도 믿을 수가 없다 오빠야....
오빠 사고 소식을 듣기 전날 갑자기 오빠가 꿈에 나와서, 연락하고 싶었던거 참은것도 후회되고..
일주일만 있다가 진짜 연락 해봐야지 했는데 그게 영영 못하게될 연락이 된것도 슬프다..
오빠가 그렇게 매몰차게 거절했던게 오빠 진심이 아니었을텐데..
오빠가 나한테 질려서 진심이면 어쩌지 두려웠던 마음에 한번더 연락을 하지 못한 내가 후회된다.
마음이 너무 괴로워서 인터넷으로 여기저기 뒤지다가 이런 공간이 있다는 걸 알게돼서
여기에 쓰면 혹시 오빠에게 닿지 않을까 해서 글을 남겨...
내가 정말로 사랑했던 오빠... 너무 많이 보고싶다.....
비가 오네.
니가 없어도 여전히 세상은 예전과 같이 변한게 없어.엄마는 어제는 네 사촌 00오빠를 만나서 너에 대한 이야기를 맘껏 했어.
오빠는 네가 떠나던 8월14일 친구들이랑 식당에서 찜닭을 시켜놓고 기다리는데 이모에게 네가 떨어졌단 전화를 받고 먼소리지 했대.음식이 나와서 젖가락을 드는데 다시 전화가 또오더래.
네가 갔다고...오빠는 젖가락을 내팽개치고 정신없이 집으로 달려왔대.엉엉우는 이모랑 이모부 그리고 외할머니,외할아버지와 네가 있다는 울산대병원까지 정신없이 운전을 하면서도 실감이 안나더래...
그리고 도착한 응급실 안내판에 떠있는 네이름과 그옆에 쓰여진 영안실 이라는 세글자...
오빠는 첨엔 엄마,아빠가 원망스럽더래..왜 너를 지키지 못했을까,대체 왜 아프고,위험한 너를
그냥 두었을까....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곱씹을수록 도저히 네가 한짓이 이해가되질 않는다고...불우한가정환경도 아니었고 모든가족의 사랑을 듬뿍 받던 네가 왜 깊은 마음에 병에 걸리게된건지 이해가되질 않는다고...
네가 너무 나쁘다고...너무 나빴다고....
네 영정사진앞에 무릎꿇고 앉아 오열하던오빠모습이 아직도 엄마는 아직도 생생하네...
우리딸 무척 챙겨주고 아껴줬던 오빤데 동생의그런선택에 가슴이 무너졌겠지...
내딸, 내아가,내새끼...
아까운 내아가...
화장을 앞둔 널 부둥켜 앉고 빌고 또빌었어.
엄마가 데리고 있게 해달라고..
울부짖고,빌고,애원했지만...엄마품에 있던 널
영원히 빼앗아가벼렸어...
엄마는 이지옥같이 믿기지 않는 이시간들을 어찌 버텨야 할까...
내아가...앞으로 엄마앞으로 다가올 시간들이
너무 두렵고,두려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