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언니 예쁜 우리 언니..
잘 지내고 있지? 잘 지내고 있으니까
언니 친구 꿈에도 나와준거지?
언니가 어릴 때 입양보낸 아들과 같이
손 잡고 꿈에 나와줬다고 나에게 말해줬어
언니 거기서 정말로 행복한거지?
언니가 보고싶어하던 아들을 만난거지?
난 그걸로 됐어.. 언니가 거기서 행복하다면 나는 괜찮아 언니
언니가 거기서 힘든거 하나없이 행복하다면 언니의 선택.. 너무 미워하지않을게
우리 언니.. 많이 힘들었잖아
언니가 얼마나 많이 힘들었는지 아니까..
언니 이승에서 힘들고 지쳤던 모든 감정
다 내려놓고 떠난거라고 믿을게..
언니 여긴 이젠 덥다..
언니가 떠났을 때도 더웠었는데..
언니의 기일이 가까워져 올수록
언니가 사무치게 그리워..
언니 기일날 언니 보러갈게
언니가 좋아하던 콜라 그리고 언니가
키우던 강아지 아이도 데려갈게
그때까지 잘 지내고 있어야해 알겠지?
우리 예쁜 언니 항상 행복만 가득하길 빌게 나쁘고 힘든건 이 못난 동생이 다 가지고 갈게.. 사랑해 언니
벌써 10년이 넘었는데도 아직도 아빠생각하면 눈물이 멈추지 않아
그때의 나는 너무 어린 사춘기 10대였는데 이제는 어른이 되고
사는게 바빠서 이제는 아빠 얼굴, 목소리 기억이 잘 안나
너무 미안해
아빠를 조금이라도 이해해주고 들어주지 않고 그저 아빠에게 화만 내고
아빠가 너무 창피하고 아빠때문에 우리가족이 불행해지는것 같았다고 생각한 내 자신이 너무 원망스럽고 내 자신을 용서할 수가 없어
나는 아빠가 가진 유일한 희망, 막내딸이였는데 그런 딸에게 마저 외면받은 우리아빠 얼마나 외롭고 힘들었을까
아직도 학교가기전 아빠가 나한테 마지막으로 부탁한 말을 잊을 수가 없어
나는 그때 그 순간에도 아빠가 너무 미웠는데 이제는 그 순간으로 돌아갈 수만 있다면 소원이 없겠어
10년이 넘었는데도 아직도 실감이 안나서 어딘가에서 살아있을 것 같은 우리 아빠
꿈에서라도 만나고 싶다
아빠 사랑해 그리고 미안해
당신이 떠난지 한달이 조금 넘었네.. 그동안 주인공 없었던 화창했던 당신 생일도 지났고 오늘 어버이날을 핑계로 당신 닮은 어머님도 뵙고 왔어. 아직 모르셔. 자기도 아마 그걸 원할거야.. 워낙 살가운 막내였으니.. 해외로 돈벌러 갔다고 말씀드렸어. 예전에 우리가 선물해드린 인견치마 입었다며 소녀처럼 웃으시면서 말씀하시더라.. 아주버님들과 식사하고 지금 집에 가.. 우리의 집이 아닌 친정으로 향하는 게 아직도 낯설고 엘레베이터 층버튼도 자꾸 틀리게 누르게 되서 깜짝깜짝 놀라.. 언제쯤이면 이 상황이 이해되고 익숙해질까.. 눈이 부신 날씨에도 비바람이 몰아쳐도 난 내가 죄인 같아서 고개를 들어 하늘을 쳐다보기가 힘들어.. 다른 사람들이 이상하게 봐도 갑자기 눈물샘이 고장난 듯 눈물이 펑펑 흐르고 가슴 가운데가 콱 막혀서 숨쉬기가 힘들어. 술이 데려갔다고 생각하면서도 모든 것이 지혜롭고 현명하지 못한 내 탓인 것만 같아서.. 술 취하면 기억도 사라지는 사람한테 왜 화를 내고 맘에도 없는 모진 말을 했을까.. 내 자신이 너무 원망스러워.. 내 아버지와 점점 닮아갔던 심하게 만취한 당신 모습이 애처로우면서 화가 나서 더 심하게 말했어. 감싸주고 함께 아프고 힘든 것 나누었어야 했는데.. 미안해.. 정말 미안해.. 수사도 종결되었고 30일 이내에 당신을 보내주어야 한대서 우리 살던 곳 주민센터에서 서류상으로 또 한 번 이별했어. 늘 함께 걷던 강아지 산책길이었는데 당신만 내 곁에 없네.. 유품을 다 정리해도 당신이 눈앞에서 움직이는 것 같고 우리 살던 집에서 강아지가 짖고 반기고 당신이 예뻐하고 놀아줄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집에도 못들어가겠더라. 강아지는 친정에서 잘 있는데도 그런 기분이 들고 나 혼자 무너져버리네.. 씩씩하게 살라구 하는데 난 앞으로 어찌 살아야 할지 모르겠어. 떠나면서도 착하게 남 좋은 일들만 하고 가는 당신.. 가엽고 원망스럽고 보고싶고 미안하고.. 함께 하자던 것들도 가야할 곳도 정말 많았는데.. 아직도 조문 못한 친구들과 동료들이 당신을 찾더라.. 참 열심히 사람들 잘 챙기며 잘 살았던 사람인데.. 술만 마시면서 혼자 삭이지 말고 마음 좀 털어놓고 스트레스도 풀고 그러지.. 나중에 만나면 정말 왜 그랬냐고 따져묻고 싶어.. 자기를 아끼고 사랑한 가족과 지인이 이렇게나 많은데.. 이젠 사랑했던 당신이 주님 곁에서 평안하기만을 바랄께.. 거기서는 힘들지마.. 아프지마.. 사랑했어.. 사랑하고.. 사랑할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