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당신이 태어난 따뜻한 계절 봄이네
이렇게 예쁜 하늘을, 꽃잎을, 햇살을 다시 보지도 못하고 가버린
당신이 너무 가엾고 안쓰럽다.
벌써 시간이 이렇게 흘렀구나, 네달만 있으면 벌써 첫 기일이네...
당신이 좋아했던 과자, 담배 어떤걸 준비해주어야할까...?
모든 유품을 없애버렸지만 너무도 생생해서, 당신의 취향, 취미 아무것도 잊을수가 없어서,
그 마지막 모습이 계속 떠올라서, 가슴이 아프다.
당신을 생각나게 하는 모든 것, 모든 게 당신을 생각나게 하는 것이니까...
나는 종종 여기에 들러 당신에게 글을 남기고,
또 다른 분들의 글을 보며 함께 마음아파하고 공감하고
그러고 지내..
태연한척 일을 하고 있지만 오히려 그 태연한척이 이젠 조금 버겁다.
일 그만두고 나 혼자 여행이나 다녀올까봐...
당신이 좋아했던 일, 그리고 나도 함께 좋아했던 우리의 일터,
하지만 그 직장이 이젠 내겐 고문 장소가 되어버렸다.
이제 나는 결혼하지 않은 사람들의 수다에 끼일 수도,
결혼한 사람의 수다에 끼일수도 없게 되어버렸어...
봄나들이 나온 행복한 연인들, 부부들의 모습을 보며 세상 혼자 이방인이 된 것 같아
요 몇달은 힘들고 괴로웠다.
왜 숨겨야만 하는지, 또 나 역시도 왜 숨기고 싶어하는지 모르겠다...
내 앞에 웃고 있는 누군가도 말할 수 없는 큰 상처를 숨기고 있을지도 모르지
사람들은 다 그렇게 살고 있단걸 알면서도, 그 간단한 일이
너무도 쉽지 않네.
하지만... 늘 혼잣말로 이야기했듯 잘 견뎌볼게,
내가 강해지길바래서, 잘 이겨낼거라고 생각해서...
아마 당신은 내가 그러길 바래서 이렇게 혼자 두었겠지...
벌써 일년하고 4개월이 지났어요.
우리 처음 눈싸움 했던 날이 엊그제 같은데.... 오늘 같은 날이 오게 될 줄 누가 알았을까요.
이렇게 되기전에 다 말했어야 했는데...
그땐 멍청하게도 날 숨기고 당신을 멀리하는 것이 당신을 지키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했었지요. 지금은 도대체 무슨 짓을 한건가 싶어 후회가 되네요.
당신을 위하는 거라고 했던 모든 행동들이 결국엔 당신을 더 지치고 외롭게 만들어 버렸다는 걸 왜 몰랐었을까요?
한동안 죄책감에 사로잡힌 채 당신의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해 매우 힘들었습니다. 지금은 예전보다 나아졌지만 그리운 마음은 여전합니다.
끝까지 하지 못했던 말을 이곳에 남기고 당신을 놓아주려 합니다.
저도 당신을 사랑해요.
당신의 마음과 우리의 이야기가 담긴 글들을 평생 간직할게요. 잠시나마 당신의 우주가 될 수 있어서 정말 영광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