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는 디저트를 엄청 좋아했었지... 방금 생일케이크 얘기하다가 문득 생각이 나더라. 언니 생일에 엄마가 케이크 직접 만들어줬는데 언니가 싫다고 엄청 화낸거. 왜냐면 언니한테 생일은 특별하게 고급 케이크 먹는 1년에 한번뿐인 날이었으니까... 결국 엄마가 언니한테 새 케이크 사먹으라고 돈줬었지.... 언니도 속상했을거고 엄마도 얼마나 속상했을까 그냥 갑자기 생각나서 눈물날거같고 가슴이 먹먹해지네 엄마랑 언니랑 자주 싸우긴 했어도 서로 잘해보려 했었는데......언니가 지금 없다는 게 안 믿겨
언니 살아생전 관심없던 내가 죽고나서야 뭐 보고싶다는 둥 말하는 것도 웃기겠다.. 사실 잘 모르겠어 그냥 언니가 아직도 살아있는 것 같아서 별로 실감이 안 나. 우리언니는 성추행 피해자로 살다 죽었어요 피해사실에 관해 만화도 그려서 알리곤 했지요 언니도 심리상담쪽을 전공했고 상담사를 꿈꿨는데 믿고 의지했던 선배 심리상담사가 추행을 했고 그밖에도 많은 사람들이 상처를 줬고.... 엄마랑 싸우고 죽으려던 날 갑자기 불현듯 그사람 고소하고 벌주고 죽어야겠단 생각이 들었대요 일기장을 봤어요 결국 고소하고 그사람은 언니 목숨값인지 2천만원인가 합의금 주고.... 언니는 합의할지 말지 고민했었는데... 그렇게 끝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언니는 이제 쉬고싶다며 죽었어요 그사람은 아직도 잘 살고있겠죠 그사람 이름도 기억이 안 나네 무관심한 동생이었어서 미안해.. 장례 치를 적에 언니 좋아하는 옷 한벌 입혀주래서 내가 대충 골라봤는데 맘에 들었을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