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가 간 후로 내가 어떤 사람인지
더 자세히 알게됐어.
나 참 모자라고 모질고 나약하고 불쌍한 사람이더라.
다들 이러는걸까?
다 이렇다면 내가 더 위안이 될것같은데 내가 아는 사람중엔 나같은 사람이 없더라.
소중한게 뭔지도 모르고 시간과 사람들은 영원하지 않음을 몇번이나 겪어보고도 깨닫지 못한 사람.
오빠와 함께했던 많은 시간들이
빛나고 따뜻했고 소중한 시간이었음을 이제와서실감해.
나를 과장하지 않아도 됐고.
우습게 보일까봐 걱정하지 않아도 됐고.
내 존재 자체를 아껴줬던 내 오빠.
오빠.
평안하게 잘 있어?
여긴 보지도 말고 살아.
오빠가 평안하길 간절히 기도해.
고르고 안정된 숨을 매일 매일 쉬길.
과거도 미래도 걱정할일 없이 평안하기만을.
아직도 그날이 너무 생생해
한순간이 정말 다 망쳤어
그땐 당신이 정말 용서가 안됐어
당신은 그 선택이 최선이라고 생각했겠지
그렇게 하면 다 끝날거라고
근데 당신만 끝났어..
나는 당신을 죽게만든 사람으로 죄인처럼 살게 만들고
당신처럼 난 내목숨도 끊을수 없어
우리 아들은 이제 나뿐이라서
내가 먼저 갔어야 했는데
그럼 당신이 이고통 가지고 살았을까
아니 당신을 술먹고 나따라 왔을까
내가 뭘그렇게 잘못했어
이렇게 고통속에서 살아야해..
당신을 선택한것도 나였지만
당신과 끝내자고 했던 나였지만
이렇게 끝날줄은 몰랐어
술은 왜먹었어
내가 못먹게했어야 했는데
하 나중에 우리 아들이 당신의 죽음에 대해서 안다면 견딜수 있을까 나도 이렇게 힘든데 이기적인걸 알면서도 왜 그런 선택을 한거야 여보 너무 힘들다
오빠.. 안녕.
전교회장 , 전교 1등, 축구 1등, 그림 1등..
내가 기억하는 오빠는 멋있고 자랑스러운 그 자체였어. 점점 커가면서 우리는 말이 없고
오빠는 점점 오빠만의 세계에 갇혀갔지.
나는 오빠를 이해 못했고 마음이 아픈 오빠를 이해해 주지 못한게 너무 한스러워.
내가 오빠에게 조금만 따뜻하게 말해줬더라면..
내가 마음이 좁아서 오빠에게 못되게 대했고
오빠 마음을 아프게 했던거 같아
그날이 마지막 대화인줄 알았더라면...
오빠의 마음을 무너지게 한 말을 한게 후회가 돼.
난 아직도 모르겠어.. 오빠를 보낸지 3년 밖에 안됐는데 아직도 오빠가 어디 멀리 출장간 것 같고 가끔은 아무렇지 않았다가 가끔은 미치게 만지고 싶고 보고싶고 오빠 목소리 듣고 싶고 오빠랑 한잔하고 싶고 금요일마다 둘이 집앞에서 맛있는거 먹고 그랬잖아..
나 솔직히 힘들어. 외동이라고 말하는 것도 싫고
오빠 보낸거 말 못하는 것도 싫어.
나 늘 작아져.. 회사에서 죽음 얘기 나오면 멋쩍고
형제 얘기하면 멀리 도망가고 싶어..
오빠가 너무 미워. 우리가족이 오빠한테 아무 존재가 아니였던거 같아서.
오빠 지금은 알겠지. 내가 얼마나 오빠 생각하는지.. 겉은 쎈척하지만 회사에서 늘 작아지고 정작 마음이 어지럽다는걸..
꿈에 한번만 나와줄 수 없을까.
오빠랑 얘기하고 싶어. 오빠가 왜 그랬는지 물어보고 싶어.
아빠가 떠난지 벌써 1년됐네..
내가 제일 좋아하던 계절이 봄이였는데..제일 좋아하던 4월이였는데.. 한순간에 봄이 그렇게 싫어지고 4월이 빠르게 지나갔으면 하고 살다보니 무뎌지더라..
많이 보고싶다.. 한번만 안아보고싶다..
아빠가 그렇게 힘들기 전에 좀 더 들여다보고 많이 안아줄걸.. 많이 사랑한다고해줄걸..
요즘 미스터트롯이 그렇게 흥하다고 해서 봤는데 어쩜 그렇게 아빠가 좋아하던 노래들만 나와서 또 내심장을 이렇게 후벼파는지 모르겠어..
엄마랑 나는 그렇게 또 아빠 생각나서 한번씩 마음아프기도 하고 또 이노래 우리아빠 노래방 18번곡인데 하면서 추억하면서 봤어 아빠도 거기서 재밌게 봤어? 엄마랑 아빠 원픽은 누구일까 내기도했는데.. 답을 들을수가 없네..
너무 울면서 지내기만 하면 아빠도 속상해할까봐 열심히 씩씩하게 살았는데.. 4월이되고 그날이 다가오니까 너무너무 아프고 너무너무 보고싶어서 무너져버렸어..
언젠가 내꿈에라도 나타나서 따뜻하게 안아줘..
-아빠가 너무너무 그리운 사랑하는 딸래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