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오랜만에 글을 써
주말마다 아빠 보러가지만 거기가면 하고 싶었던 말이 잘 기억에 안난당 ㅎㅎ
요즘 왜 내꿈에 안나와 ? 나 너무 보고 싶은데 볼 수가 없네
아빠 그렇게 간 지 이제 일년 하고도 몇개월이 더 지났는데 난 왜 아빠가 자꾸 거짓말 하는 거 같지 ? 빨리 적응해야하는데 그치??
글 못쓰는 동안 정말 힘들었어!
마음 다 담아서 다닌 직장을 퇴사하고 집에만 있으니까 공포감이 밀려왔어 아빠도 그런 기분이었을까? 내가 조금 더 알아줄 걸 후회만 돼 .. 난 왜 맨날 뒤늦게 후회만 하는지 멍청이 같지?
아빠 목소리 듣고 싶다 진짜 너무너무
아빠 목소리 잊지 않으려고 매일 혼자 곱씹고 생각하고 또 생각하는데 진짜 너무 듣고 싶어 .. 내 핸드폰에 아니면 다른 어딘가에 아빠 목소리 있을까봐 매일 찾아보고 함부로 영상이나 사진 삭제도 못하겠어 어떡하지?
아빠 너무 보고싶어 .. 진짜 너무너무 보고싶어 보고 싶다는 말로 표현이 안될 정도로 너무 그리워
난 정말 아빠가 내 아빠여서 너무 좋았어!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아빠가 내 아빠여서 든든했고, 행복했고 지금도 자랑스러워 내 사랑!!!!
죄책감에 매일 괴로운데 나 .. 어떻게 해야하지? 아빠 나 씩씩하니까 잘 이겨낼 수 있을까 ? 너무 억울해 나 진짜 착하게 살았거든? 남들 배려만 하고 나는 포기해도 다 양보하고 그렇게 살았는데 왜 나한테 이런 일이 일어나는지 진짜 세상이 미워 아빠도 알지? 나 진짜 열심히 산거 .. 왜 열심히 사는 우리 가족한테 그럴까 난 진짜 화가 나 ..
아빠 나 다시 일어나볼게. 행복해져보려고 노력해볼게 엄마한테 하나밖에 없는 딸, 친구, 그리고 아빠의 빈자리까지 채울 수 있도록 노력해볼게 .. 나 응원해줘야해 알겠지?
아빠 나 내일 생일이래 아빠 없는 두번째 생일인데 엄마랑 외식할거야 ㅎㅎ 기쁘게 보내볼게! 선물로 꿈에 나와줘 ~~
보고싶다 사랑해!!!!!!!
동료지원활동가 별헤는밤
2021.03.25
안녕하세요. 따뜻한 작별 동료 지원 활동가 “별 헤는 밤”입니다.
‘ID 곽아빠’님이 작성해 주신 글 잘 읽어보았습니다. 먼저, 조금 늦었지만 “ID 곽아빠”님의 생일을 축하드립니다.
뜻 깊은 날인 만큼 아버님의 빈자리를 더 크게 느끼셨을 수도 있는데, 어머니와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겠다고 씩씩하게 다짐하시는 걸 보며 “ID 곽아빠”님의 용기와 희망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매년 고인에 대한 기념일이나 고인과 함께 했었던 생일 등 추억 가득한 날이 돌아올 때면 기분이 우울해진다거나 무기력해지는 등 감정변화가 있을 수 있습니다. 모든 유족분들이 경험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러한 감정을 느끼는 것은 자연스러운 과정이라고 합니다.
저의 경우 이렇게 기념일이 다가와 마음이 울적해질 때면 작은 다육식물을 하나씩 들여와 이름을 붙여주고 키우고 있습니다. 다음 기념일이 돌아왔을 때 훌쩍 자라있는 다육이들을 보며 '비록 고인과의 시간은 멈추었지만, 우리의 추억은 멈추지 않았구나' 하며 위안을 삼고 있답니다. "ID 곽아빠" 님도 저처럼 고인과의 기념일을 의미있게 보내기 위한 계획을 한 번 세워 보시는 건 어떨지 추천 드려봅니다.
저는 남동생을 잃었지만, 동생을 보내기 얼마 전 암투병을 하시던 아버지를 먼저 보내드린터라 “ID 곽아빠” 님의 글을 읽으며 저희 아버지 생각이 많이 나서 오랜만에 아버지와의 추억을 떠올렸답니다.
편지처럼 써 내려주신 내용들 하나하나가 어쩌면 그렇게 제가 아버지께 드리고 싶었던 이야기들이었는지.. 저 역시도 아버지와 동생을 보내고 이제 어머니와 저만 남았기 더보기 전체 내용은 글쓴이에게만 보입니다.
난 정말 많이 나았어. 주변에서 다들 의사선생님 말 잘 듣는다고 대단하다고 할 정도라니까. 약도 꼬박꼬박 먹구, 술도 진짜 한 입도 안댔어. 일도 꾸준히 하고 있다.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난 일상생활을 해내고 있어. 이젠 매일 울지도 않고 괴로워하지도 않아. 그렇다고 널 잊은건 절대 아니야!
사실 아직 너가 없다는게 믿겨지지 않아. 처음보다 더 믿기지가 않는다? 그냥 연락이 잘 안되는 것일 뿐 아직 어딘가에 있을 것 같은 그런 느낌이 들어. 이게 너한테 좋을지 아닐지 모르겠다. 사람들은 빨리 널 보내주라고 해. 그래야 너가 빨리 좋은 곳으로 갈 수 있다구...
그런데 아직 믿기지가 않아서 어떻게 해야 널 보내줄 수 있을지 모르겠어. 아직 꿈 같거든. 악몽을 꾼게 아닐까 싶어. 아니 그냥 조금 개꿈인가 싶기도 해. 가끔 엄마한테 물어봐. 이제 ㅅㅎ 없지? 라고 물으면 엄마가 그렇다고 말해주는데, 엄마한테도 참 몹쓸 짓인걸 알지만 자꾸 물어보게 된다.
편지를 이렇게 다시 쓰고 있으니 너무 보고 싶다. 내 친구.
마지막에 나한테 전화해줘서 너무 고마워. 처음에는 사실 조금... 아니 너무 힘들었는데, 이젠 너무 고마워.
그래도 얼굴이라도 한번 더 보여주고 가지 그랬냐. 이건 내가 한풀이 좀 할게. 울 엄마 얼굴 보고 갈 시간은 있으면서 날 안보구 가면 어떡해. 보고 싶어 죽겠다. 너랑 놀고 카페에서 그림 그리고 같이 밥먹고... 그랬던게 다 꿈만 같아.